- [제222호, 5월 23일]
미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히고 있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연거푸 "집권하면 첫해에 북한 등 적대국가..
[제222호, 5월 23일]
미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히고 있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연거푸 "집권하면 첫해에 북한 등 적대국가 지도자와 조건 없이 만나겠다"고 밝혔다.
16일 오바마는 다음달 3일 경선이 열릴 사우스다코타주에서 기자들을 만나 "집권 시 북한·시리아·이란·베네수엘라 같은 미국의 적들과도 강력한 외교를 주도해 갈 것"이라며 "조건없이 지도자들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이어 17일 오리건주의 한 타운홀 미팅에서도 "집권 첫해에 적대국가 지도자들과 조건 없이 만날 것"이라 재확인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오바마는 과거에도 집권하면 불량 국가 지도자들과 만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전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가 "오바마는 테러리스트 및 이들을 지원하는 불량 국가 지도자들을 달래서 협상하려 든다"고 공격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오바마가 부시 등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 만큼 이번 대북 대화 선언은 정치적 무게가 크고, 공약으로서도 상당한 비중을 갖게 됐다는 게 외교 소식통들의 해석이다.
특히 오바마는 16일 발언에서 "부시 행정부가 불량 국가들을 다루면서 그나마 진전을 본 사례가 북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았던 게 북한의 핵개발로 이어졌다"며 "부시 행정부는 (그제야) 북한과 대화를 해야만 한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꼬집었다. "6자회담은 불완전하긴 하지만 적어도 진전을 이뤄냈고, 북한이 (무기를) 내려놓게 만들었다"며 "앞으로 미 행정부는 외교정책을 추구하다 실패하면 북한 핵 문제를 본보기로 삼아 대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등과 무슨 대화를 할지에 대해선 "그들에게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명료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그동안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대북 협상을 강력히 지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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