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22호, 5월 23일]
불법 이민자 ‘청소’ 나서… 400여명 체포
이탈리아 정부와 경찰, 그리고 마피아까지 하나의 적을 위..
[제222호, 5월 23일]
불법 이민자 ‘청소’ 나서… 400여명 체포
이탈리아 정부와 경찰, 그리고 마피아까지 하나의 적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바로 ‘집시’다. AP 등 외신은 15일 “이탈리아의 남부 항구도시 나폴리에서 마피아가 집시들을 테러한 데 이어 정부도 집시·불법 이민자 단속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합 작전’에 불을 붙인 것은 지난 10일 나폴리에서 루마니아 출신의 한 집시 소녀가 아파트에 침입, 6살 된 여자아이를 납치하려고 한 사건. 이 때문에 그간 쌓여왔던 이민자·집시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표출된 것이다. 지난 13일 나폴리 북부 외곽의 집시촌에 투하된 화염병으로 화재가 발생해 주민 800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14일에는 동부의 집시촌에서 마피아 ‘카모라’파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방화가 일어났다. 정작 주민들은 신고는 고사하고 박수를 치며 구경하고 있었다.
한 발 더 나가 경찰은 14일부터 범죄자와 불법 이민자에 대한 강력 단속을 시작했다. 경찰은 수도 로마에서 신분증이 없거나 집시촌에 사는 주민 50명을 체포한 것을 비롯해 전국에서 400명 이상을 잡아들였다. 이들은 대부분 모로코나 루마니아에서 이주한 사람들이었다.
불법 이민 문제 해결은 지난달 총선에서 승리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연정의 핵심 공약이었다. 연정에 참여 중인 극우정당 ‘북부연맹’의 로베르토 마로니 내무장관은 “불법 이민자를 청소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우파들은 올 들어 유럽연합(EU) 가입으로 허가 없이도 이주할 수 있게 된 루마니아 출신 집시들을 범죄와 실업률 증가 등 사회 불안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가톨릭 교회와 유대계, 좌파 등은 집시들에 대한 반감과 강경 대응이 이민자에 대한 차별로 번질 것을 우려하며 자제를 촉구하고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탈리아의 관용정신이 집시촌의 연기에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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