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21호, 5월 9일]
정치는 숫자와의 싸움이다. 누가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느냐에 따라 정치인의 생명..
[제221호, 5월 9일]
정치는 숫자와의 싸움이다. 누가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느냐에 따라 정치인의 생명줄이 길어지기도 하고 짧아지기도 한다.
미국 대통령 후보 경선이 한창 진행 중인 민주당에서 버락 오바마 의원은 이러한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듯 했지만 이제는 그의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에게 선두를 내 줄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으며 이는 더 나아가 공화당의 선거 전략에도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 라이트 목사의 발언으로 흔들리는 민주당
미국 CNN 방송이 'CNN 오피니언 리서치'(Opinion Research Corp)를 통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 10명 중 6명은 오바마의 담임 목사였던 제레미야 라이트 목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인 10명 중 4명 가까이에 해당하는 38%가 오바마 의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올해 초에 비해 오바마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약 10%포인트 가량 증가한 것이다.
미국인 50% 가량은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 현재 부시 정권과 많은 차이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편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의하면 대학을 나오지 않은 백인들 중 힐러리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지난 3월 조사했던 것에 비해 약 10%포인트 가량 증가한 수치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원인 앤드류 코헛은 "한 달 전보다 민주당 내에서 오바마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고 말하면서 이는 특히 노동자 계층에서 심각하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 지난 2월 말 이후 오바마 의원에 대한 비호감도는 약 6% 가량 증가했으며 클린턴 의원에 대한 비호감도는 7%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라이트 목사의 인종차별주의적 발언과 미국 비판적인 설교에 대한 논쟁이 오바마에게 타격을 가했음은 물론, 힐러리 의원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반면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는 민주당 후보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면서 자신에 대한 지지 기반을 굳혀 나갔다.
▲ 오바마를 찍느니 매케인을 찍겠다
물론 아직까지 미국에서는 근본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강한 편이지만 라이트 목사의 발언으로 인한 논란의 여파가 민주당을 대선 패배라는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공화당 측의 여론조사관인 위트 아이레스는 "올해 선거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유권자 계층은 블루칼라 계층과 백인 계층"이라고 말하면서 "최근 접전을 벌이고 있는 지역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은 대부분 힐러리 의원에게 투표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아이레스는 "많은 사람들이 클린턴 정부 시절의 미국 경제 상황이 현 정권보다 더 좋았다"는 점을 내세우며 힐러리에게 표를 던지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레스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세력들 중 많은 사람들이 오바마 의원에게 표를 던지느니 차라리 매케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하면서 "오바마 의원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지명되기 위해서는 손상된 이미지를 하루빨리 복원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레스는 "유권자들에게 버락 오바마라는 이름을 듣고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제레미야 라이트"라고 답한다고 말하면서 "라이트 목사의 발언은 오바마 의원의 주변을 맴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라이트 목사는 오바마 의원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 당선과 관련,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아이레스의 조사는 올해 초 공화당 측에서 변화와 희망을 주장하고 나서는 오바마를 누르는 것이 가장 힘들 것이라고 말했던 것과 달리 현재 오바마를 누르고 공화당이 선전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제는 민주당의 힐러리를 공략하기 위한 선거 전략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을 설명해주는 것이다.
아이레스는 "블루칼라 계층의 백인들은 세계에 대한 오바마 의원의 시각이 미국인들과 같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들은 오바마 의원을 선택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말해 앞으로 오바마 의원의 난항을 예상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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