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8호, 4월 18일]
타임지 등 보도
급성장한 경제력 바탕 英기업 속속 사들여
음식·언어 등에서도 인도의 영향 크게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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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호, 4월 18일]
타임지 등 보도
급성장한 경제력 바탕 英기업 속속 사들여
음식·언어 등에서도 인도의 영향 크게 받아
영국의 식민통치를 받았던 인도가 급성장한 경제력과 문화적 파워로 옛 종주국인 영국을 식민화하고 있다.
1947년 인도는 90년간(1858~ 1947년)의 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났다. 이후에도 식민지와 종주국 간에 나타나는 감정적 앙금은 뿌리깊게 남아있었다. 영국에 대한 인도인들의 증오는 인도가 냉전 시대 비동맹 운동을 이끄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양국은 겉으로 드러나는 갈등과 미움의 관계를 뛰어넘는 긴밀한 '연애'를 해왔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보도했다
영국 식민화 작업의 첨병은 역시 경제다. 인도의 타타 자동차는 지난달 말 영국 자동차 산업의 '자존심'인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미국의 포드 자동차로부터 23억 달러(약 2조2400억원)에 매입했다. 인도 언론들은 이를 두고 "국가적 자부심을 드높였다"고 평가한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물론 타타 자동차의 재규어·랜드로버 인수는 기업의 이윤 추구라는 경제적 이유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영국과 인도가 공유하고 있는 감정적·역사적 공통점이 작용했다고 타임은 분석했다.
영국인들도 재규어·랜드로버 인수전에 뛰어든 여러 기업 중 인도의 타타 자동차를 가장 선호했다. 재규어 임원들은 사적인 자리에서 "타타 자동차는 재규어의 문화와 역사적 유산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반응이라고 이 잡지는 보도했다.
이밖에 인도 타타 스틸은 지난해 영국 철강회사인 코러스를 67억 파운드(약 12조9000억원)에 인수했다. 또 인도의 '인디아불스 부동산'은 영국의 '데브 부동산개발'을 2억5500만 달러(약 248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인도 음식과 언어(힌두어) 등 인도의 '소프트 파워'도 영국 식민화의 주요 무기다. 영국인들이 물먹듯 마시는 '차(茶·tea)'도 인도에서 왔다.
오늘날 흔히 영어로 알고 쓰는 많은 용어들은 실은 나중에 영어에 편입된 힌두어 단어들이다. guru(구루·정신적 지도자), jungle(정글), pajamas(파자마·잠옷), pundit(펀디트·석학), shampoo(샴푸) 등이 대표적.
식민지 시대 통치체제를 연구하는 인도의 '델리 짐카나 클럽'의 MR 코치카르 회장은 "같은 언어를 쓰는 민족 간엔 일정한 상호 이해가 형성된다"며 "재규어와 랜드로버의 인수는 영국과 인도 사이에 '영원한 교량'을 건설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고 타임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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