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7호, 4월 11일]
베이징(北京)올림픽 성화봉송에 티베트사태가 돌출되면서 지구촌이 분열되고 있다. '하나의..
[제217호, 4월 11일]
베이징(北京)올림픽 성화봉송에 티베트사태가 돌출되면서 지구촌이 분열되고 있다. '하나의 꿈, 하나의 세계'가 아니라 '나눠진 꿈, 찢어진 세계'가 된 셈이다. 티베트의 최고 지도자 달라이라마와 강경파가 강온책을 놓고 대립하는 가운데,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각국의 반대 활동을 존중하겠다는 파격선언을 했다. 성화 봉송지 곳곳에서 반대 시위가 계속되는 와중에 중국 정부는 달라이라마 집단과 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한 서방세계를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인도에 망명 중인 달라이라마는 6일 모든 티베트인을 대상으로 성명을 발표, "올림픽을 방해하는 활동을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달라이라마는 성명에서 "티베트인이 자유와 다양한 권리를 위해 투쟁할 법적인 권리가 있지만 중국인의 마음에 증오를 품게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티베트 소요사태에 대해 "권리의 탄압과 종교 자유의 박탈에 대한 장기간의 분노"라면서도 비폭력으로 맞서라고 촉구했다.
달라이라마의 이같은 호소에도 불구하고 티베트 지지단체 및 세계 인권단체들에 의한 성화봉송 반대 시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6일 런던 봉송 여정에서는 티베트 지지 시위자 수천 명이 티베트 깃발을 흔들며 "중국의 수치"라고 성토했고, 중국 지지자들은 중국과 올림픽 깃발을 흔들며 "하나의 중국"을 외치는 등 극명한 분열상을 노출했다. 한 시위자는 BBC 어린이 프로그램 '블루 피터'의 전 진행자인 코니 헉으로부터 성화를 낚아채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이날 성화봉송을 반대하는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35명이 체포됐다고 BBC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각국의 반대 활동을 존중하며 IOC가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정치와 올림픽은 별개라는 입장을 밝혀온 IOC가 올림픽 반대 움직임을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대단히 파격적인 일이다.
5일 싱가포르를 방문한 로게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인
정하며 폭력적이지 않는 한 시위대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로게 위원장은 "티베트사태와 인권운동가 후자(胡佳)의 구속 등 최근 중국의 인권 상황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국제사면위원회의 보고서를 알고 있으며 오는 10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IOC집행위원회에서 이에 관한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연일 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한 서방국가와 언론들을 상대로 비난전을 펴면서 여론선전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달라이라마를 불법 폭력 시위의 배후로 지목한 가운데 그에 대한 격하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애국교육'을 강요하면서 티베트인을 자극시키고 있다.
성화봉송 여정에서 중국 정부에 특히 고민으로 다가오는 것은 오는 5월4일부터 8월8일까지 진행될 대륙내 이동이다. 이중에서도 본 성화봉송과는 별도 일정으로 다음달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로 올라가게 될 성화불씨가 만의 하나 기습이라도 당할 경우 올림픽게임을 개최하는 중국의 위신과 자존심, 그리고 '조화의 여정 (和諧之旅)'으로 명명한 성화봉송의 의미가 퇴색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네팔 현지 언론들은 6일 정부가 성화봉송의 차질을 피하기 위해 오는 5월1일부터 10일까지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 등정을 금지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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