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6호, 4월 3일]
그리스에서 채화된 올림픽 성화의 중국 도착을 하루 앞둔 30일 베이징 도심에서는 티베트 사태 관련 기습시위 ..
[제216호, 4월 3일]
그리스에서 채화된 올림픽 성화의 중국 도착을 하루 앞둔 30일 베이징 도심에서는 티베트 사태 관련 기습시위 등에 대비하기 위해 삼엄한 경비가 펼쳐져 준계엄 상태를 방불케 하고 있다.
◆베이징 준계엄 상태= 30일 도심 곳곳에 무장경찰 병력이 대거 증강된 가운데 톈안먼(天安門)광장 진출 입구에는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나 전국인민대표대회 같은 주요 정치행사 기간에나 볼 수 있던 검색대가 다시 등장했다. 31일 올림픽 성화 중국인계 행사가 열릴 톈안먼광장 북측 지역은 아예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채 무장경찰이 대거 배치됐다. 중국 지도부가 집단 거주하는 중난하이 (中南海) 주변도 평소보다 경비 병력이 증강된 모습이다.
이는 성화 채화 행사처럼 티베트 사태 관련 기습시위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에도 톈안먼광장에서는 구호를 외치던 남자가 중국 공안에 체포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중국 공안당국은 올림픽 안전을 위해 톈안먼과 톈안먼광장 주변에서 관광객에 대한 불심검문을 수시로 한다고 밝혔다. 올림픽 대회기간에 경기 관람 목적으로 베이징을 방문하는 중국인은 반드시 거주 지역 공안당국에 사전허가를 받도록 할 예정이다.
◆라싸 대규모 시위 재발= 인도 북부 다람살라의 티베트 망명정부는 29일 티베트 라싸에서 수천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다시 일어났다고 밝혔다. 망명정부 웹사이트는 "시위는 이날 오후 2시쯤 라모체사원(小昭寺) 앞에서 시작됐고 조캉사원(大昭寺) 등 시내 곳곳에서도 벌어져 수천명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의 강경 유혈진압으로 소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이던 티베트 사태의 조기 수습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15개국 외교관의 라싸 방문에 맞춰 티베트의 자유를 호소하는 시위가 계획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교관 시찰단으로 라싸를 방문한 와다 미쓰히로(和田充廣) 주중 일본대사관 공사는 "(티베트 사태와 관련) 중국은 설명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며 시찰 결과에 불만을 나타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14세는 티베트 소요 사태의 중국 음모론을 제기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주 라싸를 방문한 외신 기자단에 공개한 영상에 티베트인들이 흉기를 들고 있거나 방화하는 등 시위대의 폭력성을 강조한 것에 대한 반격이다. 달라이 라마는 "중국 군인 수백명이 승복을 지급받았다는 소문이 있다"며 "(영상 속의) 그들은 승려처럼 옷을 입었지만 그들이 지닌 칼은 티베트인이 아닌 중국인의 칼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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