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4호, 3월 20일]
영국에서 세금 논쟁이 한창이다. 주류와 담배는 기본이고 환경 문제가 대두되자 승용차나..
[제214호, 3월 20일]
영국에서 세금 논쟁이 한창이다. 주류와 담배는 기본이고 환경 문제가 대두되자 승용차나 비닐봉지에까지 세금을 물리는 이른바 '죄악세(sin tax)'에 대한 논란이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의 취임 후 처음으로 발표된 예산안에 따르면 영국은 15일부터 주류와 담배에 대한 세금을 일제히 올린다. 세수 확보는 물론 흥청망청 마셔대는 술 문화나 과도한 흡연 등도 계도할 수 있다는 것이 집권 노동당의 주장이다.
문제는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물가가 상승하는 시기에 세율을 증대시킴으로써 가계 소비의 부담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이다. 달라진 세법에 따르면 한 갑에 11달러20센트인 담배는 11달러42센트로, 1달러10센트인 와인 한 병도 1달러36센트로 오른다. 특히 주류의 경우 지난 10년간 세금이 오른 적이 없어 시민들의 불만이 거세다.
한 시민은 "술이 비싸진다 해도 술을 끊는 대신 가게보다 집에서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꼴만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또 다른 시민은 "흡연가들이 담배를 쉽게 끊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세금을 뺏으려 악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타블로이드 일간지 '선'은 "술을 마시거나 운전을 하지 마라"는 제하의 기사로 세금 인상을 비난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죄악세에 대해 앞으로 4년간 물가상승률에 2%를 더한 만큼 추가로 세금을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내년부터 슈퍼마켓이나 가게에서 쓰이는 비닐봉지와 승용차 통행 등에도 세금을 물릴 예정이다. 비행기 연료에 대한 세율도 높여 10% 정도의 세수를 늘린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정부는 담배와 술로 늘어난 세수 약 20만달러를 빈곤 아동 문제에 투입할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다. 환경 관련 세수는 친환경 단체의 활동비로 지원한다는 계획도 세워놨다.
그러나 보수당의 조지 오스본 대변인은 "노동당은 늘어난 세금으로 돕겠다는 바로 그 약자들의 생활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부당한 정책을 펴려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AP통신은 "글로벌 신용 경색과 경기 침체로 물가 상승 위기에 직면한 상태에서 세금은 또 다른 부담일 수 있다"며 "많은 영국인들이 죄악세 부과로 '청교도적 생활'을 강요받는 데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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