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3호, 3월 14일]
빙산 녹으면 자원 등 다툼…이민도 늘 듯
기후변화가 유럽 국가들간 국제관계에 새로운 분쟁을 불러일으킬..
[제213호, 3월 14일]
빙산 녹으면 자원 등 다툼…이민도 늘 듯
기후변화가 유럽 국가들간 국제관계에 새로운 분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의 유럽연합(EU) 보고서가 나왔다. 이 보고서는 또 기후변화로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커지고, 유럽으로의 이민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0일 자체 입수한 EU 보고서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EU의 하비에르 살라노 외교정책 대표와 베니타 페레로 발트너 대외관계 담당 집행위원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13~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제출돼 주요 의제로 다루어질 예정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북극 지방의 빙산이 녹아 내리게 되면 유럽 국가, 특히 노르웨이와 러시아의 갈등이 표면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빙산이 녹게 되면 그 밑의 석유·천연가스 등 광물 자원 개발이 가능해지고 무역항로가 새롭게 생기게 된다는 데 근거한 것이다. 이로 인해 북극해 인근 국가 사이에서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며 서구 측에서는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덴마크 등도 경쟁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러시아는 이미 지난해 8월 수심 4000가 넘는 북극해 해저를 처음으로 탐사하는 데 성공한 뒤 바닥에 러시아 국기를 꽂은 바 있다. 러시아의 탐사는 북극해 아래의 해저산맥이 시베리아와 연결돼 있다는 것을 증명, 러시아 영토를 북극해까지 확장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가디언은 이 보고서에서 제기한 문제들이 EU 정상회의의 논의를 거쳐 연말쯤에
는 적절한 후속조치가 따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살라노와 발트너는 북극이 지정학적·전략적 요충지임을 고려, 이에 따른 ‘북극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디언은 또 내달 2~4일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도 이 보고서의 내용을 포함한 에너지 안보 문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2020년까지 기후변화가 야기하는 자연재해 및 사회적 불안정으로 유럽 각국에 이민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아프리카 북부 지방과 중동 지역이 기후변화에 취약해 주민들이 잘 사는 유럽 대륙으로 대거 이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북아프리카 지역은 가뭄과 과도한 경작으로 경작지의 4분의 3이 유실될 우려가 있으며 중동 지역 역시 물 부족으로 곡물 생산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물 공급 및 영토를 둘러싼 각종 분쟁이 일어나고 사회불안이 조성되면서 이를 피해 ‘부자 나라’로 이민하는 사람이 급증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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