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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코치에게서 온 편지 (55) - 혼자서 산다는 것 -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5-06-30 01: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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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5호, 7월 1일] 혼자서 산다는 것 * 라이프 코치의 칼럼에 나오는 '싱글'이란 결혼을 생각하는 미혼 남녀와 새로운 희망을 품고 다시 일어서는 ..
[제85호, 7월 1일]

혼자서 산다는 것

* 라이프 코치의 칼럼에 나오는 '싱글'이란 결혼을 생각하는 미혼 남녀와 새로운 희망을 품고 다시 일어서는 이혼 남녀들 모두를 의미합니다.

홀가분해서 속편한 부류

  해외출장에서 돌아와 시내로 향하는 택시에서 M은 숨을 쉬기가 불편할 정도로 가슴이 답답해 옴을 느낍니다.  

  태풍 몇 개가 동시에 으르렁대며 지나갈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쨍쨍한 날씨, 토요일 퇴근 시간에 어울리지 않게 뻥 뚫린 시내 도로 사정 등이 반갑기는커녕 오히려 주제 넘게 보여 심술이 날 지경입니다.  

  주말 내내 같이 있을 식구들이 뭐 그리 목마르게 그리운지, 커피 한잔하자는 M의 제의도 마다하고 서둘러 가버리는 동료 B의 뒤통수까지 미워집니다.  '그래 가버려라.  헐레벌떡 뛰어가서 TV나 눈 빠지게 보라구.  같이 커피 마실 사람이 없을까봐?'

  "화려한 싱글은 다른 싱글들이랑 모여서 주말도 엄청 신나게 보내는게 좋지, 우리같이 매인 처지들 불러내봐야 분위기만 깨진다고.  그러니까 빨리 전화 끊고 다른 스케줄을 엮어봐.  

  해넘어 간다 해넘어 가... 빨리 전화 끊으라니까"  결혼한 친구들에게 주말에 전화해봐야 걱정과 배려가 알맞은 비율로 섞인 변명만 늘어놓기 십상입니다.  

  그렇다고 비슷한 처지의 싱글 친구를 만나 신세타령 한판 대결을 벌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래서 M은 속으로 결심합니다.  '아 배고픈데 피자나 한 판 시켜 먹어야겠다.'

  잠시 후, 껍질만 남은 피자 박스를 밀쳐두고 부른 배를 주체할 수 없어 소파에 누운 M.  두께가 얄팍해서 손에 쥐기 편해 보이는 시집 한 권을 집어 듭니다.


반쯤 깨진 연탄
                                   - 안도현 -

언젠가는 나도 활활 타오르고 싶은 것이다.
나를 끝닿는 데까지 한번 밀어붙여 보고 싶은 것이다
타고 왔던 트럭에 실려 다시 돌아가면
연탄, 처음으로 붙여진 나의 이름도
으깨어져 나의 존재도 까마득히 뭉개질 터이니
죽어도 여기서 찬란한 끝장을 한번 보고 싶은 것이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뜨거운 밑불 위에
지금은 인정머리 없이 차가운, 갈라진 내 몸을 얹고
아랫쪽부터 불이 건너와 옮겨 붙기를
시간의 바통을 내가 넘겨받는 순간이 오기를
그리하여 서서히 온몸이 벌겋게 달아오르기를
나도 느껴 보고 싶은 것이다
나도 보고 싶은 것이다
모두들 잠든 깊은 밤에 눈에 빨갛게 불을 켜고
구들장 속이 얼마나 침침한지 손을 뻗어보고 싶은 것이다
나로 하여 푸근한 잠자는 처녀의 등허리를
밤새도록 슬금슬금 만져도 보고 싶은 것이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에 스스로 매료돼 살아가던 M.  부서가 바뀌면서 늘어난 해외출장으로 이국의 신선함을 만끽하는 즐거움도 잠시, 호텔 창 밖에 펼쳐진 멋진 경치를 바라볼 때면 감탄보다는 한숨이 먼저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죽여주는 장관도 혼자서 들여다보고 있자니 달력에 나온 사진마냥 밋밋하구나.  지금 레스토랑에서는 이태리 음식 디너 뷔페를 할 시간인데… 산해진미도 허공을 벗 삼아 먹으면 무슨 맛이 나겠어.'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함께 나누며 살아갈 사람을 갖는다는 것이 새삼 소중하게 여겨졌습니다.  한 달에 몇 이고 면세점 앞을 지날 때도 '저 수두룩하게 쌓인 물건들 좀 봐.  저걸 사다주면 기분 좋게 받아줄 상대가 있어야 오며가며 선물 고르는 재미도 있을 텐데.'

싱글 탈출, 말처럼 쉬운가

  최근 결별이나 이혼을 경험한 경우라면 새로운 상대를 만나 다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더욱 어렵게 여겨질 수 있습니다.  다음번엔 꼭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일념에 사로잡혀 현실성 없는 조건을 내걸기도 합니다.  

  배우자의 외도로 인해 파경을 맞은 C는 스스로 다짐합니다.  “월급 생활하는 사람이나 출장이 잦은 사람은 절대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남편이 해외출장으로 보내는 시간은 가족과 보내는 시간보다 더 길었습니다.  

  그가 출장을 갈 때마다 여자 동료와 한 호텔 이웃 방에 묵으며 이 삼 주씩 함께 있는 기회가 많았던 탓에 그의 외도가 아무런 방해 없이 오래 갈 수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남자들만 상대하는 업종의 자기 사업을 갖고 있으며 출장 다닐 일이 전혀 없는 사람만 소개받기로 말입니다."

  미국의 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약 73 퍼센트가 업무를 돌보는 과정에서 그들의 외도 상대를 만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른 부서의 사무실, 국내외 출장, 타인과의 전화 통화, 연수여행, 관련 거래처 방문, 사내외 행사, 회식, 네트워킹 모임 등은 일을 하다보면 당연히 접하게 되는 것이지 두 눈을 질끈 감고 무시한다고 사라지는 것들이 아니며 조직의 일원으로서 교류를 피하고 대인관계를 마다하는 것도 적극 권장할 일은 아닙니다.  

  자기 사업을 꾸려가는 사람이라면 사업의 확장을 위해서라도 몸소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교류의 폭을 넓혀야 할 입장에 놓이게 됩니다.

  자기 사업을 꿈꾸는 사람은 촘촘히 짜여진 조직도의 한 칸을 차지하는 것보다는 개인의 자유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남에게 지시를 받기보다는 자기 확신대로 밀고 나가려는 성향을 살려 자기 사업을 결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람의 사업체가 신문 좌판대 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그들이 C가 원하는 미래의 배우자가 될 가능성은 참으로 희박합니다.  C가 정한 기준에 순종하고 그녀가 바라는 대로 사업에 필수적인 활동까지 자제하는 생활 속에서 행복을 느낄 고분고분한 사업가 기질의 남성, 어딘가 아귀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과거에 일어난 불행을 철저하게 검열 삭제해버린 미래의 모습에 온정신을 쏟다보면 그것을 함께 할 파트너의 역할까지 미리 정해두고 집착하기가 쉽습니다.  사람을 만날 때마다 이미 짜여진  틀에 맞춰서 조건을 따지게 되고 그 사람이 가진 다른 좋은 점들은 놓쳐버리고 맙니다.  

  과거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심정도 이해가 가지만, 삶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행불행은 치밀한 계획과 의지력으로 얼마든지 피해지는 것들이 아닙니다.  빈틈없이 짜놓은 인생 각본에 금상첨화로 딱 들어맞는 모범답안 사업가!  그가 영영 나타나지 않는 C의 인생은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 저마다의 이유로 내세우는 행복의 조건, 과연 얼마나 현실성 있는 바람인지 돌아보는 여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무료 샘플 코칭에 대한 문의나 칼럼에 대한 글을 보내시면 답해드립니다.

                                                                            라이프 코치 이한미(2647-8703)
                                                                            veronica@coaching-zone.com
                                                                            www.coaching-zone.com
* 위클리홍콩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12-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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