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호, 12월 28일]

  줄기 세포 화장품. 실현 가능한 이야기일까.  내년 화장품 업계의 화두 중 하나가 줄기 세포가 될 것이라는 본지 보도(5일자 A24면) 이후 소비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줄기 세포 화장품은 크리스티앙 디오르에서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지만, 어떤 효과가 있을지 등에 관한 의문을 풀기 위해 줄기 세포 화장품 연
구 발표를 위해 홍콩을 찾은 카를로 핀첼리(Pincelli·사진) 교수를 만났다.  핀첼리 교수는 이탈리아 모데나 대학에서 피부학 및 줄기 세포를 전공하고 있으며, 2000년부터 LVMH 피부과학 연구소와 손 잡고 피부 줄기 세포에 관해 10여 건의 특허를 받았다.
  
―한국의 일부에서는 줄기 세포 주사가 유행하고 있다. 주사가 현실적으로 효과가 있는가?

  "줄기 세포를 주사로 주입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피부 성체 줄기 세포는 현미경이 아니고서는 찾아낼 수 없는 아주 얇은 막에 존재하고 있다. 그 줄기 세포가 누구 것인지, 실험실에서 배양된 것인지, 무해한 것인지 매우 의심스럽다."

―하버드대 도그 멜톤(Melton) 교수는 20세기가 DNA 치료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줄기 세포 치료법 시대라고 말했다.

  "특히 극심한 화상 환자에 대한 피부 이식술에서 표피 줄기 세포의 능력이 발휘된다.  2~3주 배양된 표피 세포는 몇 ㎠에서 몇 ㎡로 늘어나 피부 이식을 할 수 있게 된다."

―줄기 세포 화장품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줄기 세포로 만든 것인가.

  "현실적으로 줄기 세포를 화장품 속에 투여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대신 줄기 세포가 존재하는 위치를 정확히 찾아, 영양성분이 도달할 수 있게 만들었다.  미세환경(Niche)을 강화해 줄기 세포를 보호하는 것이다."

―미세환경에 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비유하자면 마치 태아를 보호하고 있는 자궁 같은 역할이 다.  줄기 세포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분화, 심지어는 세포의 자살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줄기 세포 화장품을 사용하면 줄기 세포가 재생되는 것인가?

  "줄기 세포는 죽으면 재생이 불가능하다.  약화된 줄기 세포에 적절한 성분을 투입해 줄기 세포의 특성을 유지시킨다.  줄기 세포가 감소한다는 건 주름, 곧 노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출처 : 조선일보(홍콩=송의달 특파원 edso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