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호, 12월 14일]
네덜란드 외교관 부부 양육 포기… 홍콩서 2년째 새 양부모 못 찾아
7년 전 외국인에게 입양됐다가 파..
[201호, 12월 14일]
네덜란드 외교관 부부 양육 포기… 홍콩서 2년째 새 양부모 못 찾아
7년 전 외국인에게 입양됐다가 파양된 한국 어린이의 딱한 처지가 홍콩 사회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9일 보도했다.
이 아무개(8·영어이름 제이드)양은 대구에서 태어나 넉 달 만인 2000년 1월 한국 주재 네덜란드 외교관 부부에게 입양됐다. 2004년 홍콩으로 발령받은 외교관은 부임 뒤 이양을 홍콩사회복지국에 보냈다. 양육을 포기한 것으로, 사실상 파양(입양 관계를 끊음)인 셈이다.
이 외교관은 최근 파양과 관련해 "할말이 없다. 우리(부부)가 안고 살아가야 할 일"이라며 "잘못된 입양이었지만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불임이었던 외교관의 부인이 홍콩에서 임신하게 되자 입양을 포기했다거나, 한국에서부터 파양을 희망하다가 절차가 비교적 간단한 홍콩에서 마무리했다는 등 소문도 무성하다.
'국외 입양 어린이 보호와 협력에 관한 헤이그 협약'(1993)은 "입양 부모는 입양 자녀가 입양된 나라에 입국하고 거주할 권리를 책임져야 한다"(17조)고 규정 한다.
여전히 서류상 부모 신분인 외교관 부부는 이양의 네덜란드 국적을 아직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양은 영어와 광동어로만 의사소통이 가능할 뿐, 한국어는 전혀 못 한다. 입양되기엔 나이도 적지 않다. 파양되면 한국에 돌아가야 할 처지지만, 한국 입양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호 당국은 홍콩에 사는 한국인 혹은 외국인 가정으로 입양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해결 방안이라고 판단하고, 한인 교민 소식지에 최근 광고를 내는 등 '새 부모'를 찾고 있다.
이양은 지금 임시 양육 가정에서 '입양 대기' 상태로, 지난 9월엔 홍콩 현지의 초등학교에 입학 했다.
국외입양인연대(ASK) 나경아(35)씨는 "이양의 입양 과정에서 입양기관이 부모에 대한 적절한 심사를 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보호 당국에 "민족·인종적 배경뿐 아니라, 지난 7년 동안의 양육 환경에도 주의를 기울여 세심하게 조처할 것"을 주문했다.
ⓒ위클리홍콩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