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리포트]양청후 대게 ‘짝퉁과의
전쟁’
중국에서 유명한 요리로 ‘상하이 크랩’(게)이 있다. 우리의 ‘영덕 대게’보다 크기가 작지만 통통한 게살의 쫄깃쫄..
[중국리포트]양청후 대게 ‘짝퉁과의
전쟁’
중국에서 유명한 요리로 ‘상하이 크랩’(게)이 있다. 우리의 ‘영덕 대게’보다 크기가 작지만 통통한 게살의 쫄깃쫄깃한 맛은 일품이다. 우리나라도 지난해부터 수입을 시작했다. 상하이 게는 그러나 상하이에서 나는 것이 아니다. 상하이 부근 장쑤성 쿤산에 있는 민물호수 양청후의 특산물이다. 중국에서는 ‘상하이
크랩’이라고 하지 않고 ‘양청후 다자세(다자세는 중국어로 ‘큰 게’라는 뜻이다)’로 부른다.
‘양청후 대게’는 가을 바람이 불고
있는 요즘이 제철이다. 가격도 비싸다. 산지에서 비행기로 직송해 베이징의 백화점에서 팔고 있는 대게 한 마리(1㎏)가
300위안(3만6000원)을 넘는다. 중국의 대졸 초임이 1000위안임을 감안하면 만만찮은 가격이다. 다른 민물호수에서 나는 일반 게 1마리가
20(2400원)~30위안(3600원)인 것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비싸다.
특히 올해는 양청후 대게를 많이 양식하는 타이후가
지난 5월 녹조로 난리를 친 터여서 많은 사람이 품질에 관심을 가졌다. 지난 해는 대만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며 수입을 중단해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대게를 많이 수입하는 홍콩은 녹조 현상 이후 출하 직전에 검역 담당 공무원들을 직접 양식장으로 보내 실사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의 품질
관리 담당기관인 국가질량검사검역총국이 나서 품질에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판정을 내렸고, 현재 시판과 수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양청후
대게는 연간 20만t이 생산되며 판매 금액은 100억 위안(약 1조2000억 원)에 이른다.
품질의 관문을 무사히 넘긴
양식업자들이 이번에는 ‘짝퉁 대게’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베이징 등 대도시는 물론이고 산지와 가까운 저장성 항저우 등 수산물
도매시장에서는 쉽사리 짝퉁 대게를 볼 수 있다.
짝퉁 대게는 물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품질 보증을 위해 양식업자들은
지난해부터 게 다리에 첨단 바코드를 담은 반지를 붙였으나 올해는 가짜 반지를 단 짝퉁 양청후 대게가 시중에 범람하고 있는 것이다.
양식업자들은 가짜 반지를 확보하는 것이 너무 쉽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장성 항저우에서 발견한 가짜 반지는 개당
0.5위안(60원)에 불과하다. 진짜 반지는 개당 8위안짜리다. 일반 게에다 짝퉁 반지만 끼우면 부르는 게 값이니 상인들이 솔깃해지지 않을 수
없다. 업자들은 양청후 대게 판매 허가를 받은 일부 상인들이 직접 가짜 반지를 구입해 일반 게에다 부착하는 경우와, 허가를 받지도 않은 상인이
가짜 반지를 조달해 일반 게에다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보고 있다. 대게 판매 허가를 받은 상인이 짝퉁 대열에 가담하는 것은 너무나 많은
이윤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일부 짝퉁 대게를 판매하는 시장 상인은 하루 매상으로 6만~7만 위안을 올리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일부 상인은 수만
위안을 들여 판매 허가증을 받은 다음에, 위조 반지를 구입해 일반 게에다 붙이는 속임수를 쓰고 있는 것으로 양식업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끊임없는
‘짝퉁과의 전쟁’은 인구가 많은 중국의 숙명인가.
<홍인표 경향신문 베이징 특파원 <br />
iph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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