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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의 좌충우돌 시골생활기- 16편(아이 엠 쿠 맘)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7-07-03 13: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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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80호, 7월4일] 아이 엠 쿠 맘   종이쪽지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기사는 즉시 출발했고 조금 후 어떤 건물 앞에 아내를 내려주었답..
[제180호, 7월4일]

아이 엠 쿠 맘
  종이쪽지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기사는 즉시 출발했고 조금 후 어떤 건물 앞에 아내를 내려주었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3줄로 줄을 서 있는데 머뭇거리는 아내를 발견한 안내 아주머니가 아내에게 줄을 서라는 뜻의 행동을 하기에 아내는 어느 줄 끝에 섰는데 아주머니가 다가와서 뭐라 뭐라 떠드는데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몰라서 아내가 손을 들어 손가락으로 X자 표시를 하면서 대답하는 말
  "홍콩 스피킹 노!"   "잉글리시 스피킹 노!"

  그러면서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데 답답해하던 안내 아주머니가 갑자기 앞줄에 있는 사람의 패스포드를 빼앗아 들고 아내에게 와서 막 흔드는 것을 보고 "아하? 이 아주머니가 신분증 이야기를 하는 가 보다" 생각하고 여권을 꺼내 보여 주니까 아주머니가 조용해지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내가 찾아간 우체국 창구는 요즘 극장의 매표소 비슷하게 창으로 막아져 있고 반달처럼 뚫린 구멍으로 직원과 업무를 처리하는 구조였다고 합니다.  기다리던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아내 앞에 있는 사람이 업무를 처리하는 동안 아내는 아들에게 급히 전화를 했습니다.

"아들아, 지금 엄마가 우체국에 와 있는데 엄마 앞에 한사람 남았으니 직원하고 통화를 해서 물건을 찾도록 해 줄래?"

  앞사람이 나가고 아내 차례가 되자 아내는 잽싸게 전화기를 직원에게 주었습니다.  갑자기 전화기를 받은 직원은 어리둥절해 하다가 전화기를 귀에 대고 있더니 슬그머니 아내에게 도로 주더라는 겁니다.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아들의 말 "엄마! 그 사람 영어 못해요!"

  우체국에서 남기고 간 종이쪽지를 직원에게 보여주니 직원이 수첩을 들면서 뭐라 뭐라 하기는 하는데 도통 알아차릴 수가 없었지만 순간적인 느낌으로는 '아하! 이 친구가 물건을 받을 사람의 신분증? 내 놓으라 하는 것이 아닐까?'하여 아내가 회심의 일격을 가하는데,
  "아이 엠 쿠 맘! 쿠 맘!"

  아내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직원이 일어나 안으로 들어가더니 박스를 들고 오는데 박스 표면에 적힌 나의 글씨가 눈에 팍! 들어오더라는 것입니다.

  멀리 홍콩에서 나의 글씨를 보는 순간 얼마나 반가운지 몰랐다고 하더군요!

  글씨이야기가 나왔으니 자랑 한 가지.  아들은 글씨를 정말 잘 씁니다.  물론 제가 조금 더 잘 쓰지만...  글씨 때문에 저는 수많은 혜택을 받았고 아들도 글씨 때문에 S 대학 가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여 박스를 받고 아내의 여권을 아들의 여권으로 대신하여 적은 후 박스를 들고 우체국을 나오는데 정신이 없다 보니 박스 무게가 12kg이 나가는 줄 몰랐다고 합니다.

  우체국을 나온 후 마침 오는 택시를 타고 기사에게   "케네디 타운 고!" 하니까 기사가 차를 몰고 가다가 갑자기 세우더니 내리라는 흉내를 하기에 내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파트로 오는 방향과 반대편에서 차를 탔더라나요.

  건너편으로 가서 기다렸다가 젊은 기사의 택시를 타고 "케네디 타운 고!" 하니까 기사가 하는 말 "예스!"

  생면무지의 홍콩에서 홍콩 언어 한마디도 모르면서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우체국을 찾아 가 택배 박스를 찾아 온 아내의 용기는 다만 아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엄마의 힘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하여 이렇게 소개드립니다.


감농사의 기초
  농사의 농자도 모르던 제가 시골로 이사를 와서 농사 같지도 않은 농사일을 하면서 여러 작물을 심고 키우면서 한 가지씩 한 가지씩 농사일을 배우게 되었는데 당시 저희 집 주위에는 단감 농사를 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희 집 밭에도 예외 없이 단감나무 20여 그루와 떨감 나무 20여 그루가 있었는데 떨감나무는 단감나무에 비해 관리하는 것이 쉬워서 몇 년이 지난 후 단감나무는 모두 베어버리고 떨감나무만 관리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단감농사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초봄이 되면 퇴비포대가 단감나무 아래 놓여 지기 시작합니다.  보통 단감나무는 평지에 많이 심지만 대규모로 영농을 하는 분들은 비탈진 언덕에 나무를 심는 경우도 많은데 무게 20kg의 퇴비 수 백 포대를 언덕으로 운반하여 나무 밑에 갖다 놓는 일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자세히 보시면 알겠지만 대부분 단감나무의 키는 낮습니다.  이유는 만일 나무가 높게 자라면 가을에 단감을 딸 때 무척 힘이 들겠지요?  그것에 비해 떨감나무는 한없이 높게 자랍니다.

  퇴비작업이 끝나면 나무 긁기 작업이 시작됩니다.  10 여명 되는 아주머니들이 햇볕을 가리고 나무가루가 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머리를 수건과 모자로 감싸고 나무 손잡이에 기역자 모양으로 생기고 끝은 날카로운 끌처럼 생긴 도구를 가지고 나무를 긁기 시작합니다.  나무를 긁는 이유는 두꺼운 나무껍질 속에서 겨울을 보낸 벌레들을 박멸하기 위한 작업인데 이중에서 특히 깍지벌레는 감 농사에 치명적인 해를 입히기 때문에 봄철 단감나무 긁기 작업은 매우 중요합니다.  요즘은 비용과 인력 문제로 사람이 나무를 긁는 대신 새로운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은 물대포입니다.

  몇 그루의 나무 정도는 사람이 긁어도 되겠지만 대규모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수백 그루의 나무 긁는 작업은 많은 비용과 더불어 정말 힘든 일입니다.  왜냐하면 농사는 반드시 적정한 시기에 일을 해야만 수확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인데 나무 긁기 시즌이 돌아오면 정말 일손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고안된 것이 이 방법인 것 같습니다.

  고압의 펌프와 고압의 노즐로 물을 뿜어서 나무에 대고 쏘면 그 압력에 의해 나무 껍질이 깨끗하게 벗겨지는데 이때 사용되는 물의 속도가 <마하2~3>수준입니다.  그리고 사용되는 도구가 물이다보니 자연에는 아무런 해가 없어서 좋다고 합니다.

  나무 긁기 작업과 동시에 전지 작업이 진행되는데 이 작업은 겨울 내내 나뭇가지에서 새순이 여러 개 돋아 나와 있는 중에서 필요한 몇 개를 남기고 잘라 버리는 작업입니다.  이 작업도 대단히 중요한 공정인데 노련한 전문가가 하는 것과 미숙한 저 같은 사람이 하는 작업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처음 전지작업을 하면서 자르지 말아야 할 가지는 자르고 잘라야 할 가지는 남겨두었으니 열매가 제대로 열릴 까닭이 있겠습니까?  요즘 말로 표현한다면 단감나무 구조조정이 되겠네요.

  이렇게 퇴비와 나무껍질 벗기기 작업이 끝나고 얼마 있다가 황약을 뿌립니다.  황약은 큰 플라스틱 통에 적당한 농도의 황약을 만들어 경운기에 싣고 밭으로 가서 경운기 앞에 달린 펌프를 이용하여 나무에 뿌리는데 황약의 색깔이 누런색이라서 황약을 뿌릴 때면 창문을 닫거나 빨래를 널면 안됩니다.  황약을 뿌리면 나무는 마치 페인트를 칠한 듯 하얀 색으로 변하면서 나무 표면이 코팅이 됩니다.  이로써 감농사의 기초가 완성됩니다.


<글 : 구행복 9happy0508@hanmail.net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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