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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 華僑 재벌들의 자식 교육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7-05-10 10: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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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73호, 5월11일] 송의달 홍콩특파원 edsong@chosun.com   요즘 중화권의 화상(華商) 기업들 가운데 주목 ..
[제173호, 5월11일]

송의달 홍콩특파원 edsong@chosun.com


  요즘 중화권의 화상(華商) 기업들 가운데 주목 받는 곳 중 하나는 홍콩 선훙카이(新鴻基) 그룹이다.  세계 6위이자 홍콩의 최고층 건물(88층·402m)인 국제금융센터(IFC)Ⅱ를 4년 전 완공했고 카우룽(九龍)에 2009년 준공을 목표로 490m짜리 국제상업센터(118층)를 짓고 있는 부동산 재벌이다.

  1972년 창업 당시 30명의 종업원에 4억 홍콩달러(약 480억원)로 출발한 이 회사는 지금 2만3000명의 직원에 자산 규모만 170억 달러(16조원)가 넘는 세계 3위의 화상 기업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이 회사가 세간의 화제가 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1990년 창업자인 궈더성(郭得勝)의 사망 이후, 삼형제가 모두 경영에 참여하면서도 보기 드문 우애를 과시하며, 아버지가 일궈 놓은 부(富)를 한층 불려가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궈씨 삼형제는 모두 내로라하는 엘리트들이다.  최고경영자인 궈빙샹(郭炳湘) 회장과 둘째인 궈빙롄  (郭炳聯) 부회장은 영국 런던대에서 구조공학 석사와 경영학 석사를, 막내인 궈빙장(郭炳江) 부회장은 케임브리지대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학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각각 받았다.

  이들이 지분다툼을 한다거나 충돌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실적발표나 자선기금 출연 같은 중대결정시 반드시 협의하고 기자회견에도 사이좋게 같이 나온다.

  비결은 무엇일까? 이들은 하나같이 부친의 치밀한 교육 덕분이라고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는 하루 교통비와 점심값 외에는 용돈을 주지 않았어요" "1분을 아껴서 공부해야 성공한다는 가르침이 지금도 생생해요."(궈빙샹 회장)
  이들은 그래서 '선친보다 빠르고(快), 좋고(好), 절약  (省)하는' 3개 원칙을 지금도 금과옥조처럼 지키고 있다.  삼형제가 앞다퉈 공사장을 찾는 것도, 유일한 취미가 현장을 둘러보는 것이었다는 아버지를 빼닮았다.

  따지고 보면 한발 앞선 자녀 교육은 성공하는 화상 기업인들의 공통점이다.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그룹 회장은 차남인 리처드 리를 14세 때 미국 캘리포니아로 유학 보내며 원룸 방 하나만 빌려주고 생활비는 스스로 벌도록 했다.  3년 넘게 햄버거 가게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리처드 리는 눈물과 땀으로 '자립  (自立)'을 익혔다.

  리 회장이 일요일에 가끔 두 아들과 함께 타는 두 척의 요트는 모두 구입한 지 20년이 넘은 낡은 것들이다.  자식들에게 '드러내지 말고 근신(謹愼)하라'는 무언(無言)의 가르침이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성공한 '재벌 2세'로 손꼽히는 궈링위(郭令裕) 중화총상회 회장의 첫 직장은 부친이 소유한 45층짜리 빌딩의 관리인이었다.  그는 "1년 동안 매일같이 건물을 층층이 돌며 화장실 변기 등을 점검하며 말단 직원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진짜 인생을 배웠다"고 말한다.

  '경영의 신(神)'으로 불리는 왕융칭(王永慶) 대만 포모사 그룹 회장도 마찬가지.  작년 6월 일선에서 은퇴한 그는 전문 경영인 출신의 리즈춘(李志村) 사장을 후계자로 지명하고, 사생활에 문제가 있는 장남 왕원양(王文洋)에게는 파문을 선고하는 엄격함을 보였다.

  아직도 호화판 물려주기와 애지중지 일변도의 전근대적인 자녀관(觀)에 사로잡혀 있는 오너 기업인들이 있다면, 화상들의 장기적이고 치밀한 2세 교육에서 한 수 배웠으면 한다.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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