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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교육과 국제학교 2 - 국제학교 발달사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7-04-12 12: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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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69호, 4월13일]   홍콩에서 가장 오래되었던 국제학교는 1890년에 설립된 카두리 학교(Sir Ellis Kadoori Prim..
[제169호, 4월13일]

  홍콩에서 가장 오래되었던 국제학교는 1890년에 설립된 카두리 학교(Sir Ellis Kadoori Primary School)로 알려져 있다.  1842년 아편전쟁 후 남경조약에 따라 홍콩이 영국령으로 편입되던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 사람들의 자녀들이 다녔던 학교다.  그 이후 원래 까우룽 영국학교(Kowloon British School) 이었던 까우룽 주니어(Kowloon Junior)와 킹조지 파이브(King George V)가 1902년에 설립되었다.  이 학교들은 홍콩에 거주하는 영국인 자제들이 다녔던 학교다.

  1960년대 들어서면서 몇 개의 국제학교들이 이곳저곳에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홍콩이 이 시기에 주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제금융센터로 성장하면서 유럽과 북미 그리고 일본에서 많은 상공인들이 들어왔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주로 각국의 정부기관과 홍콩에 거주하는 각국의 교민들이 국제학교 설립주체가 되었다.  또 종교단체와 독지가들이 출연하는 재단이 설립 주체가 되기도 있다.  홍콩의 백만 불짜리 야경을 볼 수 있는 홍콩 산 정상(Peak) 밑에 위치한 독일·스위스(German-Swiss) 국제학교와 홍콩섬 해피벨리에 위치한 프랑스 국제학교, 일본 국제학교가 1960년대에 세워졌다.   이 학교들은 홍콩에 거주하는 자국의 상공인들이 주축이 되고 홍콩 정부와 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설립되었다.  1966년 미국의 미조리주 루터리안 교회의 후원으로 설립된 학교인 HKIS가 홍콩섬 리펄스베이에 세워졌다.  HKIS는 미국 학교 운영방식을 따라 미국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리펄스베이에 초등학교 캠퍼스가 있고 홍콩섬 타이탐에 중·고등학교 캠퍼스가 있다.  타이탐에 있는 중·고등학교 캠퍼스는 홍콩에서 가장 좋은 학교 캠퍼스로 잔디 운동장을 겸비해 대학교 캠퍼스에 버금가는 완벽한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홍콩정부는 1967년 교육에 관한 특별 조례를 제정하여 ESF(English School Foundation) 재단을 설립하고 영어사용 국제학교에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  ESF 재단이 운영하는 학교는 홍콩에 거주하는 영어 사용 국가 자녀들과 영어를 사용하는 홍콩주민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로 아일랜드 학교(Island School)를 시작으로 점점 영국학교 운영 방식으로 변해갔다.

  ESF 학교는 홍콩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운영했으며 지금도 많은 논란 가운데 운영비의 일부를 홍콩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중국의 경제개혁·개방화정책이 추진되면서 중국 광동성 남쪽 심천과 주해 특구 개발이 본격화 되었다.  이 과정에서 특구 진출 외국기업에 대한 금융지원과 중국경제 개발에 소요되는 자본을 홍콩에 조달함으로써 홍콩에 많은 외국 금융기관들과 투자기업들이 들어 왔다.

  이 시기 홍콩의 급격한 정치적 변화와 경제적 발전 때문에 홍콩에 거주하는 외국인 자녀 교육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따라서 외국계 국제학교 설립이 증가한 시기다.  외국인들뿐만 아니라 외국으로 이민을 계획하고 있는 홍콩 국민들이 국제학교에 관심을 가져 홍콩 학부모들이 국제학교에 전학을 많이 시키기도 했다.  물론, 해외에서 홍콩으로 돌아와 보다 좋은 직업을 갖게 된 학부모들도 국제학교에 눈을 돌려 자기 자녀들을 보내는 사람이 많았다.  이 시기에 해외에서 살다온 학부모들은 홍콩 일반학교에는 자녀들이 잘 적응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많았다.

  ESF계 학교들도 이 시기에 영국인 학생보다는 다른 외국인 학생이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였다.  ESF 재단은 홍콩의 이곳저곳에 학교를 세워 한 때는 학생 수가 1만 1천여 명에 이르는 메머드 학교로 성장했다.  지금도 10개 초등학교와 5개의 중·고등학교가 있다.  우수 교사 확보를 위해 고액의 연봉과 각종 혜택을 영어권 국가에 있는 교사들에게 제시하면서 스카우트해 왔다.

  1983년에 CIS(Chinese International School)가 설립되었다.  이 학교는 영어와 중국어(보통화)를 강조하는 이중 언어 교육에 중점을 두면서, 국제기준의 교육과정인 IB (International Baccalaureate)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990년대 들어 호주, 캐나다, 한국, 싱가폴 국가의 국제학교와 유태교 및 크리스천 학교들이 설립되었다.  대부분의 국제학교들은 처음에 홍콩 상황에 적합한 자국의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운영하기 시작하여 중국어(보통화)를 추가하는 식의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이런 추세는 홍콩인 학부모들이 증가하면서 변화되는 추세인데 홍콩의 대부분 국제학교에서 중국어(보통화)를 주요 교과로 가르치고 있다.  신설되는 국제학교는 홍콩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기호에 맞는 학교를 찾지 못해 서로 협력하여 설립되는 학교였다.  예를 들면 1993년 설립한 한국국제학교도 홍콩에 거주하는 교민들이 주축이 되어 본국 정부의 지원과 홍콩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설립했다.  이 시기에는 공급보다 수요가 높아 대부분의 국제학교가 대기자 명단을 갖고 있었으며 결원이 생길 때만 학생을 선발하여 국제학교를 도중에 들어가기가 매우 어려웠던 시절이다.  국제학교에 들어가지 못하는 학생들은 홍콩의 사립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다 들어가곤 했다.  물설고 낯선 이국 땅에서 자녀를 보낼 학교가 없다고 했을 때 학부모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홍콩정부도 신설 국제학교 설립지원에 적극 협조하여 대부분의 국제학교에 부지를 무상 임대하여 주는가 하면 심지어 건물 임대도 무상으로 해 주었다.

  1980년대와 90년대 중반 국제학교 부흥기를 지나 1990년대 말 이후 국제학교 설립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학생 수 부족과 재정난으로 국제학교가 문을 닫는 경우가 생겨났다.  예를 들면 1999년에 인도네시아 국제학교가 문을 닫았고 2001년에 캐나다 해외학교(Canadian Overseas International College)가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갑자기 문을 닫았다.

홍콩 입경처(이민국)는 홍콩에 살고 있는 외국인 거주자를 약 520,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중 250,000여 명이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국가에서 온 가정부들로 동반자녀가 대부분 없다.  이 통계 숫자로 보면 홍콩은 국제학교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다.  그러나 홍콩인 학부모들이 많은 국제학교를 찾고 있기 때문에 국제학교는 홍콩교육에 또 다른 대안 학교로 발전하고 있어 그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홍콩도 저출산 영향이 수년 내에 학교에 곧 닥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콩의 취학 아동은 향후 3~4년 후면 절반으로 줄어들어 학생 수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홍콩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다각적인 대처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립형사립고와 같은 성격인 DSS(Direct Subsidy Scheme) 학교 설립 확대도 이런 대책의 하나에 속할 수 있다.  이 학교는 1991년에 도입된 제도로 학교의 학생 수에 따라 정부 지원금을 지원하며, 교육과정 운영, 학비와 학생 선발 등에서 학교에 상당한 자율권을 부여 받는다.  현재는 18개의 초등학교와 45개의 중등학교가 이 제도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DSS 학교에 대한 홍콩 학부모들의 반응도 좋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본다.

  홍콩의 학생 수 격감은 학교간 경쟁을 더욱 가속화 하여 학교의 문을 닫는 학교 수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재정이 취약한 국제학교일수록, 학교 체제가 불안정한 학교일수록 이 소용돌이에 빨리 휘말릴 것이라는 사실을 명백하다.

  2003년 4월에 발생한 사스(SARS)의 영향으로 홍콩의 관광산업을 비롯한 경제 전반이 침체되어 외국인들이 홍콩을 떠나는 상황이 되었다.  따라서 국제학교 학생수도 감소하였으며 재정이 취약한 국제학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홍콩의 경기가 살아나는 요즈음 다시 국제학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제학교들이 시설 투자보다는 교육 프로그램인 교육과정 개편과 우수교사 확보에 초점을 맞추어 학교를 질적으로 향상시키고자 한다.  홍콩의 대부분 국제학교들이 IB 프로그램을 도입하고자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도입하여 시작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각 국제학교마다 나름대로 특색적인 프로그램과 브랜드 이미지를 갖추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보다 우수한 학생들과 교사 확보를 위해 학교들 간에 끊임없이 경쟁하고 있는 것이 홍콩 국제학교 현실이다.  따라서 홍콩의 국제학교 교육은 여러 가지 면에서 자유 시장 경쟁 체제하의 상업적인 면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  재정적으로 취약하고 강력한 리더십이 뒷받침 되지 않는 학교일수록 자유 경쟁에 취약하다.

  국제학교들 간의 심한 경쟁은 학교들 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더욱 심화시켜 교육 계층 간에 갈등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홍콩의 경제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홍콩의 국제학교가 홍콩의 사립학교나 공립학교에 비해 더욱 경쟁력 있다고 보는 홍콩 학부모들이 있는 한 국제학교의 경쟁력은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있다.

  국제학교는 홍콩의 학제와 교육과정 개편이 시작되는 2010년을 전·후하여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라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홍콩의 국제학교들 간의 부침도 홍콩의 정치·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어떤 기대나 전망도 속단하기 어렵다.


<이 내용은 지난 2월 한국으로 귀임한 KIS 김석수 교장선생님이 발간한 '홍콩의 교육과 국제학교' 책자에서 발췌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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