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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하 칼럼_ 여성해방을 위한 아침식사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5-03-03 20:17:40
  • 수정 2016-12-21 18: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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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9호, 3월4일] <유영하 칼럼>   나는 밥 먹는 시간은 무조건 즐거워야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n..
[69호, 3월4일]


<유영하 칼럼>

  나는 밥 먹는 시간은 무조건 즐거워야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점심 식사 전 그러니까 약 11시부터 또 저녁 식사 전 그러니까 약 5시부터 밥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어디에서? 무엇을? 먹을까?

  학기 중이라면 결론은 거의가 교직원 식당이다.  우선 가깝고, 메뉴 선택에 대한 또 한번의 스트레스를 생략할 수 있다는 우수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저녁 식사이다.  교직원 식당은 문을 닫고, 학생식당은 너무 열악하다.  학생식당에서 무슨 덮밥을 먹고 나면, 우선 내 기분에 무엇을 먹었다는 느낌이 별로 없다.  그래서 시켜 먹기도 자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중국음식이라는 것이 국적불명인데다 느끼하기만 하고, 결정적으로 소화가 잘 안 된다.  마지막으로 학교 밖으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  학교 앞에서 혼자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의 식당은 거의 분식집이다.  아시다시피 분식집 음식은 간식으로나 적당하다.  또 혼자서 식사하기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어색하다.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임이 분명하다.  

  식사시간에 대한 나의 고민은 나뿐 아니라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의 고민일 수도 있다.  나는 기회 있을 때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식생활 건강차원이나 여성해방의 차원에서 전문가들과 정부 당국이 진짜 중국식이나 홍콩식 요리의 보편적 개발을 심각하게 검토해 보기를 제안한다.
  중국에서 나는 식사시간을 학수고대한다.  나는 중국이나 홍콩에 자주 간다.  방문목적을 솔직하게 말하라고 한다면 나는 중국음식을 먹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학회 참석이 목적인 여행일지라도 내 머리는 중국음식에 대한 정보를 정리하느라 바쁘고 마음은 벌써부터 뿌듯하기 때문이다.  아침에는 세면도 안하고 밖으로 나가 적당한 식당으로 들어서면 죽과 국수가 수십 종 있다.  점심에는 어느 식당에 가던 수십 종 심지어는 백 가지 이상의 요리를 골라 먹을 수 있다.  저녁에도 가까운 식당에 가면 돼지, 새끼돼지, 닭, 오리 바비큐와 수 십 가지의 각종 덮밥, 카레 밥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  한국에서 나는 살기 위해서 먹지만, 중국에서 나는 먹기 위해서 산다는 생각을 자주한다.  중국요리는 지구상 어느 나라 요리보다도 사용하는 재료나 조리 방법이 다양하다.  또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요리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요리 종류가 너무나 다양해 막상 주문하려면 제대로 주문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중국에서의 체류기간이 상당한 사람들까지도 요리 주문을 하라고 하면 손을 내젓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나라의 음식도 마찬가지일 테지만 중국에서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먹고 싶은 요리를 주문을 할 수 있다면 그는 이미 중국전문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에서 식사하면서 나는 중국친구들에게 중국식 아침 그리고 중국식당의 장점에 대해 말하면서 부러움을 표시한다.  중국에는 부부 맞벌이가 보편적이기에 아침 식사를 거의 밖에서 간단히 해결한다.  길거리 골목어디에서나 저렴한 가격에 순두부, 국수, 만두 같은 요리를 먹을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숙소를 나가면 국수집, 만두집, 콩국집을 포함해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 식당이 지천이다.  어수선한 아침에 콩나물국에 세 가지 반찬정도 준비해야하는 것은 대한민국 주부들의 원죄에 해당한다.  원인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보수성에 있을 것이다.  한국인은 음식에 대해 보수적이다.  해외에 나오더라도 고추장은 꼭 가지고 나와야 하고, 굶으면 굶었지 새로운 먹을거리에 도전해보고자 하는 용기도 전혀 없다.  또 그것을 자랑스러워한다. 따라서 한국적 입맛을 고이고이 간직하고자 하는 남자들 덕분에 실질적으로 식사를 도맡아야하는 한국주부들의 머릿속에는 하루 종일 찬거리만 뱅뱅 돈다. 「중국여성의 뻔뻔함을 배우자」를 늘 외우고 다니면서 가족들의 아침밥을 의무적으로 준비해야하는 부담감으로부터 해방된 이영희 KT북경사무소장의 인터뷰 내용도 생각난다.  중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국여성들의 중국 찬사는 음식에서 시작해서 음식으로 끝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인간해방은 여성해방으로부터 시작되어야하고 여성해방은 주방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



글 : 유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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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泳夏 文學博士

韓國 天安大學校 語文學部 中國語學專攻 敎授
中國 南京師範大學 中韓文化硏究中心 硏究敎授

硏究室 82-41-550-0405
助敎室 82-41-620-9486
(校)Fax 82-41-550-0559

website : http://www.chinahongkong.net
e-mail : yongyongxia@cheonan.ac.kr


330-704
韓國 忠淸南道 天安市 安棲洞 115
天安大學校 語文學部 中國語學專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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