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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반환 10년…국제금융도시 현장을 가다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7-02-15 11: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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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62호, 2월16일] 급성장 中 등에 업고 초유의 호황 구가 조세부담 적고 네거티브 방식 규제에 "최고 비즈 환경"   홍..
[제162호, 2월16일]

급성장 中 등에 업고 초유의 호황 구가
조세부담 적고 네거티브 방식 규제에 "최고 비즈 환경"



  홍콩에서 가장 높은 빅토리아 피크에서 바라본 야경은 탄성을 자아냈다.  야경을 보러온 관광객들의 카메라 플래쉬와 도심의 화려한 조명이 어울려 홍콩은 아시아 최고의 국제금융도시로서 빛을 발했다.

  지난 97년 7월 1일 홍콩은 150년의 영국지배의 막을 내리고 중국에 넘어갔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홍콩은 사회주의 중국의 통제로 금융 기능이 시들어버릴 것이라는 우려를 말끔히 털어내고 중국 경제의 고도성장에 자금을 대는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1국2체제라는 사상 유례없는 통치 체제가 시험되는 가운데, 홍콩 정부는 중국의 간섭없이 과감한 규제개혁을 단행, 동아시아 금융센터로 자리매김했다.

  캐나다계 몬트리얼 은행 홍콩지점의 프랭키 리 지사장은 "대륙 반환 전이나 지금이나 홍콩이 달라진 것은 없다"며 "오히려 중국과의 경제통합으로 급속하게 성장하는 시장을 확보해 홍콩의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홍콩의 금융경제에 가장 큰 부담으로 예견됐던 중국이 오히려 홍콩 르네상스의 배경이 된 것이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때 쇠락의 위기까지 몰렸던 홍콩은 이제 과거의 영광을 완전히 되찾았다.  오히려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국을 등에 업고 홍콩은 동아시아의 경쟁 도시들을 압도하며 초유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홍콩의 번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홍콩 증시의 기업공개 규모다.  지난해 홍콩 증시는 412억달러(약 38조4,000억원)의 자본을 조달해 경쟁도시인 런던과 뉴욕의 기업공개 규모를 제치며 1위에 등극했다.  자산운용 규모도 지난 2000년 2,852억달러에서 지난 2005년에는 6,675억달러로 꾸준히 늘고 있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헤지펀드 자금도 지난 2004년 91억달러에서 지난해 335억달러로 증가했다.

  홍콩의 주권을 되찾은 중국 정부는 국제금융도시로서 홍콩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최소한의 규제'를 유지했다.  덕분에 홍콩의 위협 요인으로 우려됐던 중국은 오히려 기회 요인이 됐다.  현재 홍콩증시에 350여 개의 중국 기업이 7,000억 달러를 넘는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또 지난해 홍콩증시에서 이루어진 신규 기업공개 물량 가운데 중국 본토기업의 비중은 92%에 달한다.  이는 중국을 배후에 두고 있는 홍콩 금융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수치다.

  2003년 둥젠화 홍콩 행정장관 주도로 맺어진 중국 홍콩간 경제긴밀화 협정(CEPA)은 홍콩의 중계 기능을 강화시켜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을 홍콩이 선점하는 초석이 됐다.  CEPA는 상품 및 서비스 교역 증대와 투자 촉진을 골자로 한 협정으로, 중국은 273개 품목에 대한 대홍콩 수입관세를 완전 철폐하고 경영컨설팅, 법률, 관광, 금융 등 18개 서비스 시장 개방에 합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시장이 커지기 위해 실물경제가 뒷받침돼야 하는 법.

  CEPA는 중국 남부의 마카오, 심천, 광저우 등 주강(珠江)지역과 홍콩-마카오를 남중국권으로 형성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현재 주강 지역을 아우르는 중국 남부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6,500억 달러로 중국 연간 생산량의 3분의 1에 달하며, 홍콩은 이 지역의 법률ㆍ금융ㆍ물류 허브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04년부터 중국 인민은행이 개인에 대한 위안화 업무를 홍콩 은행들에 허용하고, 올해는 홍콩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발행을 허가하면서 국제금융도시로서 홍콩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홍콩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제2국제금융센터(IFC2)와 익스체인지 스퀘어, 뱅크오브차이나 빌딩 등과 초고층 건물이 모여있는 센트럴은 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의 밀집 지역이다.  이 곳에서는 200여개의 금융기관이 하루평균 홍콩달러 2,600(약 31조2,000원)의 자본거래가 일어나고 있다.  이 지역의 특징은 비가 오는 날에도 건물과 건물 사이를 비 한 방울 맞지 않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구름다리로 주요 건물이 연결돼 있어 아무리 교통이 혼잡한 날이라도 홍콩인들은 구름다리를 통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씨티은행의 한 관계자는 "홍콩은 도보로 비즈니스가 가능한 곳"이라며 "비즈니스 환경이 홍콩보다 좋은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

  홍콩은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가장 활동하기 좋은 곳으로 꼽히고 있다.  우선 조세부담이 가볍다.  법인세가 17.5%로 한국의 29%에 비교해 훨씬 적다.  여기에 홍콩은 법인세를 5%포인트 추가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16%의 개인소득세를 제외하고 이자소득세나 자산매각소득세 등이 전혀 없다. 내ㆍ외국인 구별이 없어 외국인 역시 주식 배당금이나 이자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또 홍콩 금융규제의 강점으로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가 꼽힌다.  네거티브 방식은  '안 되는 항목'을 명확히 제시하고, 그 항목을 제외하고서는 최대한의 자유를 주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최근 미국의 회계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홍콩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신한아주유한공사의 유광호 법인장은 "홍콩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인력, 자금 입출이 자유롭도록 한 제도, 선진적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금융 중심지로 설 수 있었다"며 "최근 상하이가 급부상하고 있지만 중국의 고위 관료들 역시 상하이가 금융중심지로서 홍콩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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