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라이프 코치에게서 온 편지 (32) - 재미로 사는 세상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4-12-01 11:05:52
  • 수정 2016-12-21 18:18:03
기사수정
  • [제58호] 눈물나게 재미없이 사는 사람들   쥬디 부부는 일요일 오후 아는 사람의 결혼식에 갔습니다.  신부의 웨..
[제58호]

눈물나게 재미없이 사는 사람들

  쥬디 부부는 일요일 오후 아는 사람의 결혼식에 갔습니다.  신부의 웨딩드레스 뒷자락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 통통한 눈물방울이 고였습니다.  그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고이고 또 고인 뜨거운 눈물방울들이 그녀의 손등이며 핸드백 위로 투득투득 떨어졌습니다.  그녀의 남편이 쥬디를 정신 나간 사람처럼 쳐다봤습니다.  "음…  신부가 너무 예뻐서…  나도 저런 때가 있었나…"  쥬디는 그렇게 간신히 말해놓고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조용히
눈물을 흘렸습니다.
  돌아오는 차 속에서도 쥬디 부부는 별말이 없습니다.  무슨 일이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흘려버리는 것도 부부사이에 버릇이 되었습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경치도 대수롭지 않고 주변사람들이 흥분해서 떠드는 일들도 대수롭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 시들함이 부부가 익숙해가는 증거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평일 날 저녁 남편과 외식을 한다며 어린아이처럼 약속장소로 서둘러 가는 친구를 보면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혼자 전차 이층에 앉아서 복작대는 세상을 내려다 볼 때나 집에서 TV를 볼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연애시절에는 주변사람들을 피해서 둘만 오붓하게 지내길 좋아하는 서로의 취향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결혼 십 년 넘게 평일은 일에 바치고 주말은 회복기 환자들처럼 기운 없이 보내는 생활이 반복되니 그것도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쥬디 부부가 사는 세상과 남들이 사는 세상은 서로 다른 세상처럼 여겨졌지만 어떻게 하면 그곳
을 벗어날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재미없는 삶.  내용이 없는 삶.  잠도 오지 않는 밤에 가만히 누워 있으면 자신의 시들한 삶의 무게가 짓눌러옵니다.  정말이지 눈물나게 재미없는 세상입니다.


재미가 충실함을 부른다

  재미있게 배운 것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서예시간이 얼마나 재미가 있었는지 저는 지금도 "나라사랑" "국군" 쓰는 법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일단 어떤 것이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 호기심이 생기고 그런 호기심이 관심을 불러와 그것을 직접 시도해보게 합니다.  그런 정신으로 임하는 일은 그 과정에서 어려움에 부딪칠수록 끈기를 갖게 하고 쉽게 포기하지 않게 됩니다.  극대화되어 타오르는 재미의 모습이 바로 "정열"입니다.
  "제가 직장을 그만두면 온 집안이 무너집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다니지만 매일 아침 사무실에 가까워질 때마다 자신이 조금씩 죽어간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무감각한 하루하루를 사는 게 과연 내 인생에 대해 책임을 지는 행동인가 의심하게 되고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듭니다."  "어느 날 문득, 제가 하루에 한번도 웃지 않는 날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예전엔 사람들을 얼마나 웃겼는지…  그러나 지금은 항상 웃는 사람을 보면 왠지 가식적인 사람으로 보여 먼저 피해버립니다."
  11월 19일자 본지에 실린 신의진 교수의 자녀교육에 대한 글을 보면, "잘 하는 과목부터 시작하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래야 아이들도 "나도 잘 하는 과목이 하나쯤은 있구나"하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그 대목을 읽던 저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런 자신감이 넘쳐날 때 아이는 관심어린 호기심을 갖게 됩니다.  "나는 국어나 영어 같은 과목을 이렇게 잘 할 수 있으니까 수학도 노력하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해서 모처럼 어렵게
피어난 수학에 대한 겨자씨만한 의욕을 품고 TV를 끄고 자기 방에 가는 아이의 뒤통수에 와 닿는 목소리.  "웬일이냐, 자기 손으로 TV를 다 끄고.  야, 기왕 방에 가는 김에 수학책 좀 들여다 봐! 알았어?  방에 가서 낮잠이나 자려면 이리 와서 마늘이나 까든지. "

      
“재미”를 무시하는 삶, 무시무시한 일상

  앞서 말씀드린 대로 재미는 곧 열정입니다.  타이거 우즈가 골프를 재미없어하고 요요 마가 첼로만 봐도 하품을 하고 야오밍이 바구니만 봐도 진저리를 쳤다면 오늘날 그들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타이거도 싫어하는 과목이 있었을 테고 요요 마도 교과서보다는 첼로를 껴안고 있는 시간이 더 길었을 것이며 야오밍도 공 던지느라 밀린 공부가 좀 많았겠습니까?  각 분야에서 성공했다는 인물들의 비밀 아닌 비밀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들은 자기가 재미를 느껴 잘 하는 분야를 찾아내 그것을 극대화시킨 사람들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니 잘 하게 되고 그에 따른 좋은 성과로 인해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되어 더 노력한 결과 더 나은 결과를 낳는 신나게 돌아가는 삶을 살게 된 것뿐입니다.  실패를 하더라도 반복을 통해 배운 교훈과 기존의 자신감으로 그것을 극복하고 일어서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그런 것을 많은 사람들이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실생활에 적용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재미"에 대한 통념 때문입니다.  "재미"라는 것을 농담 따먹기 식의 가벼움, 실없음 내지는 시시껄렁한 것, 먹고 사는 데/돈버는 데 아무 도움이 안 되는 것 등의 이미지와 연결해서 보는 시각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근면"과 "재미"를 정반대로 놓고 보는 "개미와 베짱이"식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개미들이 정열적으로 일을 할 때 기운 나는 음악으로 마을 전체의 생산성을 높여준 베짱이가 세계적 뮤지션이 된 후 개미 마을을 찾아가 함께 즐거운 망년회를 보냈다는 새로운 버전이 필요합니다.  "그게 말이 쉽지, 현실이 무슨 동화의 세곈가 쳇." 그렇게 생각하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적당량의 비극의 여지를 남겨둬야 왠지 밸런스가 맞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한 것.  실망하고 싶지 않은 여린 마음의 자기방어일 뿐입니다.  그런 자기방어의 방패를 던져버리고 열정을 따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방패를 쥐고 있는 한은 적어도 "현상유지"라는 보상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날개를 펴고 온 세상을 훨훨 날아보고 싶은 꿈으로 가슴이 터질 것 같다면, 먼저 절벽에서 뛰어내리겠다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당신의 삶으로써 드러내지 못하는 꿈과 열정, 한껏 펼쳐내지 못하는 마음속 계획들과 당신의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무엇입니까?  무엇을 바꿔야 당신의 신바람 나는 삶에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요?

라이프 코치 이한미(2647-8703)
veronica@coaching-zone.com
www.coaching-zone.com

* 위클리홍콩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12-07 16:14)
0
스탬포드2
홍콩 미술 여행
홍콩영화 향유기
굽네홍콩_GoobneKK
신세계
NRG_TAEKWONDO KOREA
유니월드gif
aci월드와이드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