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외국계 투자은행(IB)의 아시아 투자전략가들은 트럼프 2기 때는 1기 때와 달리 원화가 위안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원화 약세가 빠르게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성기용 소시에테제네랄 아시아 투자전략가는 지난 13일 홍콩 우리투자은행에서 연합뉴스 등과 한 인터뷰에서 "시장에서 상당 폭의 관세 인상을 선반영해놓고 관세정책이 구체화 됐을 때 포지션을 미세조정하는 접근법이 3∼4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1기 때는 2016년 연말 당선되고 2018년부터 실제 관세 인상이 이뤄졌다. 그 과정에 관세를 올리기 전에는 달러화가 약세가 되기도 했지만 관세를 올리면서부터 달러화가 강해지고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가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그는 설명했다.
당시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지 않았고, 관세정책 등이 실제 현실화할지에 관해 시장에서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미리 반영하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는 "트럼프 2기에서는 시장 반응 자체가 더 빠르게 일어나는 게 굉장히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가 됐다"면서 "앞으로는 미국 예외주의 강화와 관세 관련 우려로 인해서 위안화가 원화 대비에서 약세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원화 약세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 1,400원대로 올라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1,420∼1,430원대에서 추가로 1,450원대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실제로 2018년에 중국을 겨냥해서 관세를 올리기 시작했을 때 위안화가 약해졌지만 한국 원화는 큰 변동이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성 투자전략가는 "초기 단계에는 동조해서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지난 주말 환율을 보면 위안화가 원화보다 더 약해지는 상황"이라며 "최근 1∼2년간은 원화가 이상하리만큼 위안화 대비 더 약세였는데 앞으로는 원화가 위안화보다 더 버틸 수 있는 환경이 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김연진 크레디 아그리콜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관세에 따른 영향은 금융시장에 일부 선반영이 돼 있는 상황이고,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몇몇 공장을 지어놓아서 관세를 부과한다고 해도 트럼프 1기 때보다는 영향이 작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환율의 경우 트럼프 당선인이 실제로 관세를 어떻게 부과할지에 관한 뉴스가 나오면 시장이 조금 더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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