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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주홍콩변호사]법률칼럼 104주 손해배상액(Damages)과 계약법(Contract Law)(7)
  • 위클리홍콩
  • 등록 2023-02-24 13:52:16
  • 수정 2024-03-06 1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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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동주 법정변호사(홍콩변호사)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지난 몇 회에 걸쳐 게재한 내용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칼럼에서 보통법(Common Law)에서 말하는 손해배상액(Damages), 특히 계약위반시 피고가 원고에게 지불해야 하는 배상액의 측정 법리에 대해 논하였습니다. 


손해배상액은 물론 계약을 위반한 쪽이 상대방측에 지불해야 하는 것이지만, 배상해야 할 금액의 측정은 때론 굉장히 복잡한 법리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며, 금액의 측정방법에 따라 때로는 원고에게, 때로는 피고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계약법에서 말하는 손해배상 법리에서 첫번째로 중요한 법리는 바로 이행되지 않은 계약의 “금전적 가치”에 대한 보상이라 하였습니다. 누군가와 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계약이 이행되지 않은 경우, 법원은 그 계약을 강제로 이행시키려 하지 않고 단순히 그 계약내용이 이행되었을 경우 원고가 입게 되었을 금전적 가치에 대한 보상을 명령한다고 하였습니다. 

 

또, 이러한 법리는 때로는 공정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때로는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고 하였습니다.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던 Ruxley v Forsyth (럭슬리 대 포사이트, 사건번호: [1995] UKHL 8)에서는 2.3미터 깊이의 수영장을 공사를 해주기로 한 건설업체가 건설을 마무리하고 보니 2미터밖에 되지 않는 수영장을 만들면서 계약을 위반한 사건이었습니다. 여기서 법원은 계약 내용대로 2.3미터 깊이의 수영장을 다시 만들라는, 즉 계약을 강제로 이행시키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고, 단순히 이행되지 않은 계약내용의 금전적 가치를 보상하게 하였는데, 즉 2.3미터가 아닌 2미터 깊이의 수영장을 사용하게 됨으로써 원고가 입게 된 손해에 대한 측정을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결과 법원이 내린 결정은 원고가 입게 된 금전적 손해는 실제 “0”이며, 따라서 어떠한 손해배상도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2.3미터이든 2미터이든 수영장을 사용하는데 어떠한 불편함이나 손해가 없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영국과 홍콩, 그 외 영국의 보통법 체계(Common Law System)를 따르는 영연방 국가들에서 말하는 손해배상법은 단순히 계약을 위반한 쪽이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고 정확한 사실관계에 따라 원고가 계약위반으로 입게 된 손해, 정확히는 “이행되지 않은 계약 내용의 금전적 가치”에 대한 보상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또 우리는 이러한 기본적인 손해배상 법리의 예외로 Specific Performance, 즉 “특정 이행”이라는 법리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습니다. 계약이 위반된 경우 가장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법리는 위반되어 이행되지 않은 계약내용의 금전적 가치에 대한 보상이지만, 때로는 그러한 금전적 가치가 ‘충분한’ 보상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그러한 경우 법원은 ‘특정 이행’을 허락한다고 하였습니다.

 

특정 부동산이나 땅, 유명 화가의 그림 같은 경우 세상에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물건들이고,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것을 두 개 이상 살 수 없는 경우,즉 어떠한 물건의 ‘대체물’ (Substitute)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법원은 예외로 계약을 강제로 이행하는 명령, 즉 ‘특정 이행’을 허락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손해배상액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충분한 보상’(Adequate Remedy)라는 법률상의 개념으로, 정의로운 결과가 무엇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하였습니다. 앞서 말한 Ruxley v Forsyth 사건에서는 2.3미터 대신 2미터 깊이의 수영장을 사용하게 된 원고가 아무리 계약 위반을 당했어도 수영장을 사용하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다는 판결을 내려 ‘0’이 충분한 보상이라는 판단을 한 반면, 부동산 매매를 계약하였으나 그 계약이 위반된 경우 법원은 계약의 ‘강제 이행’, 즉 해당 부동산을 강제로 매각하게 하는 명령만이 충분한 보상이라는 결론을 내리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건에 따라 손해배상액의 측정이 다른 이유는 단순히 계약이 위반된 사실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위반으로 인해 입게 된 실질적 손해에 집중하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정의로운 판결을 중시하는 보통법의 전통적인 법리를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손해배상액과 관련된 논의를 마치며, 다음 칼럼부터는 다른 주제로 찾아 뵙겠습니다.


이동주 홍콩변호사는 Prince's Chambers에서 기업소송 및 자문을 주로 담당하는 홍콩의 법정 변호사 (Barrister)로, 기업회생 및 파산절차, 임의중재를 포함한 국제상사중재, 국제소송 및 각종 해외 분쟁에서 홍콩법 및 영국법에 관한 폭넓은 변호 및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변호사는 인수합병, 합작투자, 금융, 증권, 지식재산권, 통상무역, 기업형사 등의 분야뿐만 아니라 건설, 에너지, 조선, 해양, IT, 통신 사건 등 해외에서 발생하는 국내 고객 또는 로펌들의 각종 사건들을 수행, 대리하고 있으며, 분쟁해결을 위한 전체적인 자문 및 소송업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홍콩변호사(법정변호사) 이동주

Kevin D. J. Lee

Barrister-at-law

Prince's Chambers (http://www.princeschambers.com.hk)

이메일: kevinlee@princeschambers.co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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