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한 홍콩의 여름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계절을 좋아하는 건 바로 곰팡이다. 무더운 여름 우리는 음식물은 물론이고 옷이나, 가죽제품, 가구 등에서도 쉽게 곰팡이를 발견할 수 있다. 피부에도 곰팡이균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여름에는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신체 어느 부위에나 곰팡이균이 증식할 수 있다.
자연계에는 수백만 종의 곰팡이가 있으며 그들은 흙, 식물, 집안 곳곳 어디에나 있다. 이중 약 200여 종의 곰팡이가 사람에 감염을 일으킨다. 이들은 때로는 발진이나 농포 같은 피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곰팡이 피부 감염은 얼굴, 팔, 다리, 사타구니 등 신체의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피부 곰팡이증에는 백선, 어루러기, 칸디다증이 있다. 피부 진균 감염의 증상은 피부자극, 인설, 홍반, 가려움, 부종, 물집 등으로 습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기도 하며, 또한 습진 등의 피부염의 2차 감염사례로 진균증이 발생할 수 있어 감별에 주의를 요한다.
습진과 감별이 어려운 백선증
피부가 곰팡이균으로 분류되는 피부사상균에 감염된 것인데, 피부사상균은 표피의 각질층, 모발, 손톱, 발톱 등에 침입하는데 신체의 어느 부위에 생기냐에 따라 두부 백선, 안면 백선, 체부 백선, 손발 백선, 손톱 발톱 백선 등으로 분류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발 무좀이 발 백선이다.
머리 백선은 두피 모낭과 그 주변 부위에 피부사상균 감염으로 발생하며 두피 곳곳에 원형 혹은 타원형의 발진, 각질, 부분적인 탈모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몸 백선은 대부분 손발 무좀으로 인해 전이되는 경우가 많고 적게는 0.5cm에서 크게는 10cm의 원형 피부 병변이 생긴다.
백선은 흔히 발 무좀이 감염된 상태에서 같이 슬리퍼나 양말 등을 공유하면서 가족이나 함께 생활하는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 또한 목욕탕, 수영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백선증 환자에게서 떨어진 비늘을 통해 전염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재발과 악화 반복하는 어루러기
어루러기는 곰팡이균 중에서 말라쎄지아 효모균에 의한 감염성 피부 곰팡이 질환으로, 주로 표피와 피부 부속기에 감염을 일으킨다. 어루러기는 활동이 왕성한 20~40대 성인의 가슴, 등, 겨드랑이, 목 부위 등 피지선이 많이 분포된 곳에 다양한 크기의 연갈색, 혹은 피부색을 띤 각질 혹은 비늘을 동반한 둥근 반점으로 나타난다. 특히 어루러기는 환자가 느끼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으며 경미한 가려움증을 호소하거나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일광 노출 부위, 특히 얼굴에는 저색소침착반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여 백반증과 감별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이 부위에 병소가 잘 생기는 유소아에서는 주의를 요한다.
가렵고 쓰라린 칸디다증
효모성 진균인 칸디다에 의해 생긴 피부 진균증으로 그 원인균은 대부분이 Candida albicans이다. 피부 칸디다증은 주로 피부가 접히는 부위 즉, 음부 대퇴부나 겨드랑이, 엉덩이 주름, 손가락이나 발가락 사이, 처진 유방 하부 등에 가려움과 홍반, 짓무름이 생기고 간지러움과 작열감이 느껴지며 쓰라림을 동반하기도 한다. 다만 칸디다증은 전염이 된다고 누구나 다 걸린다기보다는 대개 면역기능이 저하된 경우에 발생하며 장기간 항생제를 사용하거나 기저귀 착용, 비만, 당뇨병, 잦은 물일 등이 질환을 촉발한다.
피부 진균증의 임상 양상은 습진과 비슷해 보일 수 있으나 전혀 다른 질환이다. 습진은 가려움과 물집, 붉은 반점 등을 동반하는 피부염의 일종으로 곰팡이로 감염으로 생긴 피부 진균증과는 원인부터 다르고 치료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습진의 대표적인 치료제인 국소 스테로이드를 진균 감염 환자가 사용한 경우 진균 감염의 특징적인 병변 양상이 사라지게 된다. 국소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감소시키고, 스테로이드가 가져오는 면역학적 변화에 따라 진균이 더 왕성하게 자라게 하는 반면 피부 병변은 호전되는 것 같은 착각을 가져온다. 이는 적절한 치료를 지연시키고 장기적으로 질환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새로운 피부 병변이 생기거나 기존의 피부 병변이 갑자기 악화되는 양상을 보일 경우 전문가를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곰팡이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깨끗이 씻고 잘 말려주는 것이다. 땀을 많이 흘린 날에는 반드시 목욕을 하고, 목욕을 한 뒤에는 물기가 남기 쉬운 발가락 사이와 사타구니, 겨드랑이를 완전히 말린다. 꽉 죄는 옷이나 신발, 양말은 땀이 차기 쉬우므로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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