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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의 뉴스레터] 화해가 능사는 아니다
  • 위클리홍콩
  • 등록 2022-02-15 14: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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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답니다. 죽음과 갈등입니다. 아무리 위대한 인물이라도 갈등을 겪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컬럼비아대학교의 제니퍼 골드먼 웨츨러 교수는 “갈등이 회피해야 할 나쁜 것만은 아니다”고 일깨웁니다. “수메르 신화의 영웅 길가메시와 모세,마호메트 등 성인들도 고난을 겪고 주변인과 불화를 빚었지만, 갈등을 수월하게 해결해 후대에 이름을 남겼다.”

 

한국경제신문 1월21일자 A30면 <‘갈등 고리’ 끊으려면 한발 물러나라> 기사는 갈등이 ‘잘 풀면 약이 되고 매몰되면 독이 되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갈등은 일상을 구성하는 자연스러운 요소이며, 적정 수준의 갈등은 사회를 좀 더 다채롭게 만든다.”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통일된 의견을 따르는 조직보다 구성원들이 갈등을 숨김없이 분출하는 조직이 더 혁신적인 해법을 도출한다”는 분석 결과도 내놨습니다.

 

그렇다고 갈등을 방치해선 안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사라지기는커녕 증폭되기 때문입니다. “갈등이 시작되면 일단 심화시키는 쪽으로 사고하게 돼 몸집이 불어난다. 한번 빠지면 갈등 상황에 집중해 미래를 객관적이고 심층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변화 대안을 생산적으로 고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화해하는 게 능사가 아닙니다. “상대가 원치 않는데 고집스레 화해를 요청하는 것은 또 다른 불화의 원인이다.”

 

“멈추고, 관찰하고, 변화하라”는 게 웨츨러 교수가 제시하는 해결책입니다. 갈등 상황에 대한 관찰능력을 먼저 키운 뒤, 대응해 온 패턴을 ‘파괴’하라는 것입니다. “싸움에서 한 발짝 물러나면 갈등의 패턴이 보인다.” 갈등에서 벗어나려면 현재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패턴을 따라가면 악순환이 예상되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면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

 

‘패턴 파괴’의 첫걸음은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입니다. “자신이 실제 모습과 다르기를 바라는 마음은 진짜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진실이기를 바라는 것과 실제로 진실인 것을 혼동하는 사람은 현실에 대해 왜곡된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상대방이 거슬리는 행동을 한다고 해도 거기에 말려들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상대가 받아들이기 힘든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한다면, 그가 자신의 여정을 이어나가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상대방이 내 말이나 행동에 반응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의 감정 표현은 내가 아닌 그의 것일 뿐입니다.

 

상대방이 아닌 자신의 감정을 파악하고 다스리는 게 훨씬 더 중요합니다. “우리는 타인의 감정 경험과 표현보다는 자신의 감정 표현과 경험에 훨씬 크게 영향력을 미친다.” 다른 누군가를 변화시키려고 애쓰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잘 활용하면 까다로운 감정의 역학에서 벗어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답니다. “오랜 습관을 없애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존 습관을 완전히 새로운 습관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논설고문

이학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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