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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터→사람 코비드19 전파 의심에 햄스터 2천여 마리 안락사
  • 위클리홍콩
  • 등록 2022-01-25 15: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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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혹한 조치’라며 2만5천 여명 안락사 철회 청원
  • 업계 매출 손실·동물 유기·동물 인권 침해 등 우려


 홍콩 정부가 햄스터에서 사람으로 코비드19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햄스터를 포함한 소형 포유류 2천여 마리를 안락사시키기로 결정하자, 이를 두고 지나치게 가혹한 결정이라며 25,000명 이상이 햄스터 안락사 철회 청원에 서명하는 등 큰 반발이 일어났다. 당국은 공공 보건을 수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단호’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햄스터 등 설치류를 파는 코즈웨이베이의 한 애완동물 가게에서 일하는 점원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약 3개월 만에 델타 변이 지역 감염자가 나타났다. 그러나 해외 여행력이 없는 이 점원의 델타 변이 감염원이 불분명해, 당국은 이상한 사례라고 지적하며 감염원을 조사했다. 20일, 당국은 해당 가게의 햄스터 11마리와 해당 점원 외 2명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을 확인하자, 동물이 사람에게 코비드19를 전파했을 가능성을 보고 결국 햄스터, 친칠라 등 소형 동물 안락사를 명령했다. 

 

농수산보존국(AFCD)는 모든 애완동물 가게와 소유주들에게 동물 안락사를 위해 12월 22일 이후에 수입된 모든 설치류를 인계하고, 설치류 수입과 판매 또한 즉시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현재 설치류 판매 허가증이 있는 애완동물 가게 약 35곳이 영업을 중단했으며, 설치류 동물 2천여 마리가 정부에게 인계되었다. 당국은 동물이 사람에게 코비드19를 전파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코비드19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 차원에서 설치류를 안락사시키는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한 코즈웨이베이 애완동물에서 햄스터를 사간 약 150명은 즉시 격리되었다. 

 

정부의 햄스터 안락사 결정에 애완동물 소유자 및 동물 인권 단체들이 과잉 조치라며 크게 반발했다. 동물에서 사람으로 코비드19가 전염된다는 실증적인 증거가 없다며 안락사 결정을 철회할 것을 요청하는 온라인 청원에 수만 명이 서명했다.

 

동물학대방지협회(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는 정부의 결정은 지역사회에 우려와 충격을 줬으며 동물의 인권 및 복지와 인간과 동물 간의 유대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동물 보호 단체 라이프 온 팜(Hong Kong Life on Palm)은 수많은 햄스터 소유주로부터 방생 가능 여부에 관한 문의 전화가 쇄도했으며, 동물 유기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당국에게 동물을 안락사시키지 말고 환기가 잘 되는 장소에 일정 기간 관찰하고 격리할 것을 촉구했다. 


애완동물 가게 운영자들 또한 이번 정부의 조치로 동물 인계 및 영업 중단으로 사업적 손실이 크게 발생했으며, 향후 설치류 판매에도 장기적으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홍콩의 권위있는 수의학 전문가 니콜라스 오스테리더(Nikolaus Osterriede) 시티대학 교수는 이번 정부의 안락사 결정이 매우 가혹한 결정이라면서 지난해 첫 반려견 코비드19 감염 사례 보고 이후 많은 동물들이 유기되었던 과거 사례가 반복될 것을 우려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홍콩의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이 이 같은 무관용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의학 및 동물 복지 관점에서 동물을 격리하고 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지만, 무관용 원칙과 부족한 동물 검역 시설 때문에 대안책을 선택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위엔 궉영 미생물학 정부 자문은 지역 사회 반발에 지난 19일(수)에 이번 사태의 정당성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1) 전체 인구의 33%와 고령인구의 약 절반이 아직 백신을 다 맞지 않아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확산되면 이들에게 매우 치명적일 것이며 2) 수차례 조류 인플루엔자를 퇴치한 농수산보존국의 전문 수의사들의 전문성 있는 의견에 따른 결정이며 3) 동물을 격리할 충분한 시설, 인력,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 4) 공공 보건 보호 등을 이유로 당국이 이 같은 ‘어렵고 단호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코비드19 유전자 분석 전문가 길만 시우(Gilman Siu)는 “햄스터에서 사람으로 코비드19가 전파될 가능성은 이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이미 밍크와 인간 간 전파 사례도 보고됐다. 그러나 이 같은 전파는 사람 간 전파보다 전파력이 낮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덴마크에서도 밍크 농장 관련 확진자가 약 250명 보고되자, 정부는 밍크가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것을 우려해 1700만 마리의 밍크를 도살했다. 

 

홍콩에서 동물이 코비드19에 감염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2월, 포메리안 강아지가 세계 최초로 동물이 코비드19에 걸린 사례로 보고됐다. 이 강아지는 코비드19에 확진된 주인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동물 감염 첫 보고 이후 홍콩에서 수많은 애완동물이 유기되어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후 홍콩에서 최소 16건 이상 보고됐다. 미국, 영국 등에서도 동물이 코비드19에 감염된 사례가 보고됐다. 그러나 모두 사람이 동물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사례였으며, 이번처럼 동물이 사람에게 전파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례는 보고된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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