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에 많은 해외 인재 유입을 억제하고 있어, 금융 업계가 심각한 인재난에 직면하고 있다. 업계는 강도 높은 검역 규정이 계속 지속된다면 홍콩이 국제 금융 허브로서의 지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콩 내 은행 163곳을 대표하는 홍콩은행협회(HKAB)에 따르면, 21일 호텔 격리, 휴교 등 지난 한 해 동안 홍콩 정부의 엄격한 방역 정책 때문에 금융 업계의 인력난 문제가 더욱 악화했다. 지난 2년간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홍콩 생활에 힘겨워하며 홍콩을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텐다드차타드 은행 최고경영자이자 HKAB 회장인 메리 헌(Mary Huen)은 “홍콩의 금융 산업은 줄곧 인재 부족 문제를 겪고 있었다. 그러나 팬데믹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현재 새로운 해외 인재를 채용하기 상당히 어려운데다 국제 은행들이 홍콩으로 주재원을 파견하기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협회는 금융 업계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측에 은행 산업의 고초를 전달한 상태라고 밝혔다. 많은 회원사들이 핀테크, 녹색 금융, 신에너지 개발 등 분야의 부족한 인재를 메꾸기 위해 사내 직원을 업스킬링(upskilling, 직무향상교육)해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은 백신 접종 완료자더라도 모든 입국객은 21일 또는 그 이상 격리해야 해, 많은 국제 비즈니스 업계의 불만이 높다. 홍콩 정부는 강도 높은 방역을 지난 2년 동안 고수하면서 이를 완화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싱가포르, 영국 등 많은 국가들은 바이러스와의 공존을 선언하면서 규정을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많은 해외 금융 기업들이 홍콩의 팬데믹 방역 정책 때문에 다른 도시로 사무실을 이전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회원사 10곳 중 9곳이 코비드19 정책 때문에 홍콩에서 사업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2곳 중 1곳이 일부 직원 또는 사업 기능을 다른 도시로 이전하는 것을 고려한다고 답변했다.

메리 헌 최고경영자가 지적한 금융 산업의 인재 부족 문제는 옥스포드 메트리카(Oxford Metrica)의 보고서에도 언급됐다. 보고서는 “홍콩이 세계적인 국제 금융 허브로서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금융 업계의 인재 확보 및 유지 문제를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며 “홍콩이 지속적으로 해외 인재들이 찾는 매력적인 도시인 동시에 현지의 우수한 청년 인재들을 홍콩 금융 산업에 합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홍콩 금융 산업이 직면할 가장 도전적인 과제다”고 말했다. 또한 계속 인재난이 지속된다면, 홍콩 금융 업계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비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옥스퍼드 메트리카는 홍콩금융발전국(Financial Services Development Council)으로부터 위탁받아 지난 20일(목)에 이 같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SCMP에 따르며, JP모건은 지난 한 해 동안 전무이사급 직원 20여 명이 퇴사했으며, 이는 전체 홍콩 사무소 직원 중 약 10%에 달한다. 

런던 소재 리크루트 회사 케네디 그룹(Kennedy Group)는 홍콩의 강도 높은 검역 규정 때문에 많은 해외 인재들이 홍콩에 대한 관심을 줄었으며, 그 결과 많은 외국인 근로자가 싱가포르로 옮기거나 미국, 유럽 등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국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취업 비자 발급 건수가 2019년 41,000건에서 지난해 15,000건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1~3분기 기간 비자 발급 건수는 약 10,000건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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