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법정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화(e-CNY)’ 전자지갑 앱을 정식으로 앱스토어에 내놓으면서 디지털 화폐 상용화에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앱스토어에 정식으로 출시되기 전에는 비공개 링크를 통해서만 시험판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애플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서 중국 디지털화폐연구소에서 개발한 디지털 위안화 앱 시험판 버전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디지털 위안화 앱은 아직까지는 디지털 위안화 시범지구인 선전, 쑤저우, 슝안, 청두, 상하이, 하이난, 창사, 시안, 칭다오, 다롄, 베이징 등의 시민들만 가입이 가능하다. 일정 신용도가 있는 시범지구 시민은 지정된 은행의 은행 계좌와 연동해 디지털 위안화 전자지갑을 개설할 수 있다. 중국공상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은행, 중국교통은행, 중국우정저축은행, 중국초상은행과 민간 가상은행인 ANT 그룹의 마이뱅크(MyBank)와 텐센트의 위뱅크(WeBank) 등이 지정 운영 기관에 포함됐다. 

특히 이번 앱 출시는 중국의 명절인 춘절을 몇 주 앞두고 출시되어 더욱 주목됐다. 중국 춘절 기간에는 디지털 홍빠오(세뱃돈)를 주고받기 때문에 이를 염두하고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디지털 위안화 앱이 기존 이미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알리페이, 위챗페이를 대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디지털 위안화 앱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와 기능적으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디지털 위안화 앱으로 옮겨갈 인센티브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디지털 위안화 앱은 출시 이후 지난해 10월 기준 약 1억4천만 명이 가입했으며, 총 누적 거래액이 620억 위안에 달한다. 반면 알리페이는 2020년 7월 기준 가입자만 13억 명에 달하며 누적 거래액이 118조 위안에 달한다. 위챗페이 사용자는 지난 2020년 8억 명을 넘어섰다. 

중국 당국은 디지털 위안화 앱 홍보를 위해 복권 추첨을 통해 디지털 위안을 지급하기도 했다. 2020년 10월, 선전 정부는 약 1천만 위안 상당의 디지털 홍빠오를 시민들에게 지급했다. 2020년 12월 쑤저우 정부는 총 10만 명에게 2천만 위안 상당을 배포했으며, 2021년 2월 청두 정부 또한 4020만 위안을 시민들에게 지급했다.

다가오는 2월 초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외국인 선수단을 비롯해 중국 은행 계좌가 없는 외국인 방문객에게 디지털 위안화를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은행 계좌가 필요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와 달리 디지털 위안 앱은 여권과 휴대폰 번호만으로도 개설이 가능하다. 중국 정부는 동계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행사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홍보와 디지털 위안화 상용화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인민은행 산하 디지털화폐연구소는 가상자산의 출현이 기존 금융시스템에 가져온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지난 2014년부터 디지털 화폐 연구 및 개발에 나섰다. 디지털 위안은 자금세탁, 테러 자금 조달과 같은 불법적인 자금 흐름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하며, 장기적으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실물 지폐와 동전을 대체할 예정이다. 중앙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과 강력한 추진력 그리고 국제적인 관심 속에서 중국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법정 디지털 화폐의 공식 출범 일정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의 법적 디지털 화폐 로드맵에 따라 홍콩에서도 지난해부터 자체 법정 디지털 화폐 도입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디지털 위안화의 홍콩 내 사용을 넘어서 e-홍콩달러(e-HKD)를 도입해 소매 판매 영역에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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