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코노미스트의 분석 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세계 도시 생활비 순위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가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파리, 취리히와 공동 1위를 차지한 홍콩이 5위로 순위가 밀려났다.
텔아비브가 지난해 순위에서 5위였지만 올해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EIU는 통화 강세, 식료품 및 운송 가격 상승에 따라 물가가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코비드19 팬데믹에 대응해 이스라엘이 전세계에서 가장 신속히 백신 접종에 나서면서 이스라엘 통화인 셰켈이 미국 달러에 대비 가치가 상승하면서 물가가 가장 비싼 도시가 됐다고 설명했다.
델아비브(1위), 파리(2위), 싱가포르(3위), 취리히(4위), 홍콩(5위) 외에 뉴욕, 제네바, 코펜하겐, 로스앤젤레스, 오사카가 그 뒤를 이었다. 홍콩은 이발과 같은 퍼서널케어, 의류 등 가격이 하락해 올해 5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12위로 싱가포르, 홍콩, 오사카 다음으로 아시아 도시 가운데 네 번째로 물가가 비싼 도시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올해 상위권 도시가 주로 유럽과 아시아 선진국 도시가 차지한 반면 중국의 도시들은 비교적 완만한 물가 상승을 보였다고 말했다. 올해 순위에서 중국 상위 3개 도시는 상하이(19위), 선전(22위), 베이징(36위)으로 나타나 모두 지난해 순위보다 몇 단계 상승했다. 반면 미국의 대부분 도시들은 코비드19 경기부양책으로 정부가 지출을 늘리면서 미 달러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전반적으로 순위가 하락했다.
EIU가 올해 8~9월 기간 전 세계 173개 도시의 식품, 의류, 임대료, 교통 등 200여 제품 가격을 조사해 순위를 매겼으며, 전 세계 물가상승률이 전년 대비 3.5% 올라 지난해 1.9%, 2019년 2.8%보다도 많이 올랐다. 이는 지난 5년래 가장 가파른 가격 상승세다. 유가 상승, 팬데믹 공급망 차질에 따른 물가 상승, 환율 영향, 소비자 수요의 변화 등이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올해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1%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중 홍콩은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미화 2.50 달러로, 세계에서 휘발유 가격이 가장 비싼 도시로 나타났다.
우파사나 두트(Upasana Dutt) EIU 세계생활비용 부문 책임자는 “현재 전 세계 대부분 경제체가 광범위한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통해 팬데믹으로부터 회복하고 있지만 주요 도시에서 여전히 코로나 확진자가 재확산하고 있다. 각국이 방역 정책을 다시 강화하면서 상품 공급이 제약받고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며 “이 밖에도 소비자 수요 변동이 구매 습관에 영향을 미쳤으며, 투자자 신뢰는 통화에 영향을 미치면서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급여가 인상됨에 따라 내년 전 세계 대부분 도시의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물가 오름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소비자 물가 인플레이션이 평균 4.3%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병목현상이 사라지고 각국의 봉쇄조치가 완화되면 대부분 도시의 생활 물가 오름세도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EIU는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우려변이로 지정한 오미크론의 확산이 세계 경제 회복에 장애가 될 것으로 경고했다. 우파사나 두트 책임자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델타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염성, 중증 질환 위험도 등이 더 강할 수 있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이는 국경 간 여행과 활동에 추가적인 제한을 가할뿐 아니라 글로벌 인플레이션 급등세가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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