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19 팬데믹 기간 ‘잡호핑(job-hopping)’으로 의심되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비자 신청 건수가 4,400건 이상으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민국은 팬데믹으로 인한 국경 이동 제한과 외국인 가사도우미 공급 부족으로 잡호핑 관행이 늘어났다고 경고했다.

올해 1~10월 기간 승인된 외국인 가사도우미 비자는 약 34만 건이며 여기에는 계약 조기 해지로 인한 고용주 변경 비자 신청도 10,153건 포함됐다. 이 중 잡호핑으로 의심되는 신청서가 약 4,475건에 달했으며 지난해보다 2.5배 이상 증가했다. 한편 1,748건이 정당한 사유 없이 고용주를 바꾸려는 잡호핑으로 확인돼 비자 신청이 거부됐다. 이는 지난해 총 319건보다 5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들의 잡호핑은 가사도우미가 고용주와 체결된 계약을 조기 해지하고 새 고용주와 계약을 체결하려는 행위, 의도적으로 불성실하게 일을 해 고용주가 자신을 해고하도록 유도하고 새로운 고용주로 이직하는 행위 등을 가리킨다.

외국인 가사도우미에게 잡호핑을 유도한 에이전트에 대한 불만신고도 올해 1~9월 기간 약 120건으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9건에서 크게 증가했다.

이민국 대변인은 지난 12일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잡호핑 사례가 증가해 심각성이 크다. 이민국은 의심스러운 경우 전 고용주와 연락해 조기 계약 해지 사유를 파악하고 잡호핑으로 확인될 경우 가사도우미의 새로운 비자 신청을 거부할 것이다”며 “담당 기관은 가사도우미의 비자를 심사할 때 신청인의 진정성, 과거 고용 기록, 과거 계약 해지 건수, 해지 사유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을 종합해 판단한다. 계약 해지의 정당한 사유로는 직장 이전, 고용주의 해외 이주 또는 사망, 고용주의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한 계약 유지 불가능, 피용인에 대한 학대 증거 등이 있다. 잡호핑 기록이 남으며 향후 홍콩에서 비자를 신청할 때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츠 싱가이(Tse Shing-ngai) 이민국 비자관리 수석 책임자는 홍콩 내 외국인 가사도우미 부족으로 잡호핑 사례가 늘어났다고 말하며 “만약 가사도우미가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급여 인상을 요구하거나 긴급한 사유로 홍콩을 떠나야 한다며 계약 해지를 요청한다면 대부분은 새로운 고용주를 찾아서 그만두려고 하기 위해서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잡호핑을 유도하는 에이전트의 사업 면허를 취소하는 등 계속해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6개월 미만 근무한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일반적으로 1주일 전에 계약 해지 의사를 밝혀야 한다. 그러나 6개월 이상 근무했을 때 최소 한 달 전에는 사전에 의사를 밝혀야 한다. 조기 계약 해지된 가사도우미들은 해지일로부터 2주 이내에 본국으로 귀국하거나 새로운 고용주를 찾아야 하지만 현재는 코비드19 팬데믹으로 국경 간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한 달로 임시적으로 연장됐다. 다만 고용주로부터 학대, 착취 등으로 조기 해지됐을 경우 예외적으로 귀국하지 않고 새로운 고용주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토마스 챈(Thomans Chan) 홍콩가사도우미에이전트협회(Hong Kong Union of Employment Agencies) 회장은 더 좋은 근무 조건을 위해 이직을 하는 일은 일반 직장에서도 보편적인 관행이다. 가사도우미가 더 높은 급여를 주는 고용주를 찾아 이직했다고 비자 승인을 거부하는 것은 불평등한 처우다“고 지적했다. 

한편 SCMP와 인터뷰를 한 일부 가사도우미들에 따르면,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니라 열악한 대우와 근무환경 때문에 그만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충분한 휴식이 없는 24시간 근무제, 언어폭력, 충분한 음식 섭취 부족 등 이유로 대우가 더 좋은 고용주를 찾아 계약을 조기 해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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