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근로자에게 부당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MPF 퇴직금 상쇄 매커니즘이 마침내 폐지된다. 정부는 상쇄 매커니즘 폐지로 비용 부담이 늘어난 고용주들을 지원하기 위해 폐지 이후 25년에 거쳐 퇴직금 및 장기 근속 수당을 지원한다. 

홍콩 연금 제도인 MPF의 현재 시스템은 직원이 퇴직 또는 해고될 경우, 고용주가 해당 직원의 퇴직금을 근로자의 MPF 연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허점이 있다. 만약 해당 직원이 장기 근속 직원이라면, 직원의 장기 근속 수당 또한 근로자의 MPF 연금으로 상쇄할 수 있다. 이 매커니즘은 근로자가 힘들게 번 돈을 ‘강탈’하는 것과 같다며 많은 노동 단체와 MPF 가입 근로자들로부터 오랫동안 비판을 받았으며 수차례 폐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MPFA에 따르면, 2016년 고용주가 MPF 제도의 퇴직금 상쇄 매커니즘을 이용해 근로자 MPF 연금으로 차감된 퇴직금 및 장기 근속 수당이 총 38억5천만 홍콩에 달했으며, 전체 지불 금액의 평균 94%에 달했다. 

오랜 폐지 요구의 목소리에 지난주 캐리 람 행정장관의 정책 연설에서 MPF 퇴직금 상쇄 매커니즘 폐지에 대한 명확한 계획이 발표됐다. 6일(수), 캐리 람 행정장관은 정책 연설에서 다음 회계연도 내에 MPF 퇴직금 상쇄 매커니즘 폐지에 대한 법안을 제출할 것이며 빠르면 eMPF 플랫폼이 도입되는 2025년에 폐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커니즘 폐지로 비용 부담이 커진 고용주들을 지원하기 위해 향후 25년 동안 약 329억 홍콩달러 예산을 배치한다고 약속했다. 이번 정책으로 중소기업 340,000개 중 약 90%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라우 치퀑(Law Chi-kwong) 노동복지국 장관은 8일(금) MPF의 상쇄 매커니즘을 폐지하기 위해 회사가 해고된 직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 및 장기 근속 수당의 일부를 정부로부터 지원받게 된다. 일 년 중 전체 퇴사자들에 대한 퇴직금 및 장기 근속 수당 총액이 50만 홍콩달러를 초과하지 않는 한, 회사는 정책 시행 첫 3년까지 1인당 3천 홍콩달러만 부담하며, 나머지 금액은 정부가 부담하게 된다. 3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고용주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점진적으로 인상된다. 10년 후에는 회사가 퇴직금 및 수당의 80%까지 부담하게 되며, 25년 이후에는 정부 보조금 지원이 중단된다.

중국제조업협회(Chinese Manufacturers’ Association) 아이론스 츠(Irons Sze) 명예회장은 시스템 개선으로 정부 보조금 계산이 더 간단해졌다고 말했다. 기존의 정부 지원 정책의 계산법은 회사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복잡했지만 이번 개정된 시스템은 더 간단하고 명료하기 때문에 고용주가 직원을 해고할 때 실제 지출하게 될 비용을 더욱 정확하게 추산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홍콩노동총연맹(Hong Kong Federation of Trade Unions)의 마이클 룩(Michael Luk) 의원은 정부가 MPF 상쇄 메커니즘을 폐지하는 한 새로운 지원 정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상쇄 매커니즘을 폐지하겠다는 약속이 여러 차례 번복돼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폐지되기까지 고통 속에 너무 오래 기다렸으며 가능한 빨리 시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18년 처음으로 폐지 법안이 제출되었지만 많은 비즈니스 업계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아이샤 맥퍼슨 라우(Ayesha Macpherson Lau) MPFA 회장은 “MPFA는 가입자들이 퇴직 준비금을 늘리고 퇴직 후 재정적 필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MPFA는 근로자들의 은퇴생활 보호 강화를 연구하려는 정부의 이니셔티브를 지원한다”며 정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MPF는 홍콩 근로자 및 프리랜서 등 4백만여 명의 퇴직 후 노년생활을 보장하는 의무 연금 제도다. 고용주와 근로자는 근로자 급여의 5%를 각각 납입해 최대 3천 홍콩달러를 납입할 수 있다. 가입자는 납입금을 원하는 투자 펀드 상품을 선택하여 자산을 투자 배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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