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19 팬데믹이 홍콩 소비자의 디지털 뱅킹 사용을 가속화했다. 홍콩 디지털 뱅킹 산업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결제서비스 기업 비자(Visa)가 지난 7월에 실시한 최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82%가 모바일 뱅킹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답변했다. 모바일 뱅킹을 사용하는 이유로 은행 방문 시간 절약(68%), 높은 모바일 뱅킹 앱 접근성(65%), 은행 대기 시간 절약(64%) 등을 곱았다. 또한 홍콩 소비자 10명 중 4명이 팬데믹 이전과 비교했을 때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더 많이 사용한다고 답변했다. 비자는 향후 1년 동안 모바일 뱅킹 서비스 사용자가 더 늘 것으로 전망했다.
마아키 스테이네바흐(Maaike Steinebach) 비자 홍콩 및 마카오지부 총괄 책임자는 “팬데믹이 소비자의 지불 습관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디지털화가 소비자의 일생상활 속으로 더욱 깊숙이 침투했다”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 및 봉쇄 조치로 많은 은행 지점들이 문을 닫았거나 영업시간이 단축되었다. 그 결과 은행 업계뿐 아니라 수백만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를 실시하게 되면서 팬데믹 기간 동안 디지털 뱅킹 서비스 사용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홍콩 통화국(HKMA) 데이터에서도 홍콩 소비자들의 디지털 뱅킹 서비스 사용 증가세를 확인할 수 있다. 통화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FPS 서비스에 등록한 계정이 9백만 개 이상으로, 전월 대비 20만 개 이상 늘었다. 이는 홍콩 전체 인구인 750만 명보다 FPS 등록 계정이 더 많다. 올해 1~9월 기간에만 FPS 등록 계정이 219만 개 늘었으며 이는 전체 계정의 약 32%를 차지한다. FPS는 홍콩 공식 디지털 결제 플랫폼 중 하나로, 지난 2018년 9월에 정식 도입됐다. FPS는 약 20개의 홍콩 시중 은행 간 실시간 이체가 가능한 전자 결제 시스템으로, 휴대폰 번호, 계정 번호만으로 타은행 간 실시간 이체가 가능하다.
한편 디지털 뱅킹 서비스 사용 증가와 홍콩의 가상은행 출범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 응답자 중 약 절반이 가상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가상은행 서비스가 출범한 이래 8개 가상은행의 이용 고객 수가 60만 명을 넘어섰으며 총 예금액도 200억 홍콩달러를 넘어섰다. 가상은행 개설 이유로 계좌 개설 보상, 높은 예금 금리, 간편한 계좌 개설 절차 등 때문으로 조사됐다.
가상은행에 대한 인식도 증가했다. 가상은행에 대해 안다고 답변한 응답자 수가 2020년 75%에서 올해 86%로 증가했다. 중안은행(Zhongan Bank), ANT은행, MOX가 가장 인기가 많은 가상은행으로 나타났다. 가상은행을 선택할 때 응답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요인으로 해킹 가능성(34%), 사기 또는 무단거래 우려(31%) 등을 꼽았다.
가상은행 사용자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홍콩 소비자들은 여전히 전통 은행을 더 신뢰하고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약 80%가 전통 은행을 주요 거래 은행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59%가 전통 은행에 돈을 예치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56%가 전통은행을 통해 거래하는 것을 더 신뢰했다.
마아키 스테이네바흐 책임자는 “디지털 뱅킹의 편리성, 빠른 거래,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에 대한 사용자의 경험 간의 균형을 확보하는 것이 업계의 최대 과제다”고 말했다.
별도 비자 설문조사에서 비접촉결제 서비스 사용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소비자 80%가 팬데믹이 자신의 지불 습관을 바꿨다고 답변했으며, 현금 사용이 줄었다고 답변한 응답자가 65%, 가능한 비접촉결제 서비스를 선택하겠다고 답변한 응답자가 76%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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