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조사에서 65%의 학생들이 현행 영어 커리큘럼이 일상생활과의 연관성이 부족해 생활 영어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현행 영어 커리큘럼 검토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7월, 홍콩교육정책관심기구(Hong Kong Education Policy Concern Organization)와 여성교사협회(Women Teachers' Organization)이 중고등학생 1,241명을 대상으로 현행 영어 수업 커리큘럼과 학교에서 배운 영어가 실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의견을 조사했다.
22일(수)에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29%만이 현행 영어 커리큘럼이 대학 진학, 구직 활동, 미래 직업 선택, 사회생활 준비 등에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확신’ 또는 ‘매우 확신’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응답자 중 38%가 ‘확신이 약간 부족’하다고 답변했으며 33%가 ‘확신이 전혀 없다’고 답변해 약 3분의 2가 현행 영어 커리큘럼에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65%의 학생이 대학 입학시험(DSE) 준비를 중심으로 구성된 현행 영어 커리큘럼이 일상생활과의 연관성이 부족하며, 생활 영어 구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특히 학생들은 영어 말하기와 영어 작문을 가장 어려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어 말하기와 영어 작문 훈련을 늘렸으면 좋겠다고 답변한 학생이 각각 29%와 30%로 나타나 가장 많이 차지했다.
홍콩 내 중고등학교 대부분이 중국어를 주요 언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약 4분의 1만이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국에 따르면, 고등학교의 영어 수업은 학생들이 학습 경험을 넓히고 심화시키며 미래에 필요한 영어 지식과 기술을 개발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현실은 대학 입시 대비 중심적인 커리큘럼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폴린 초우(Pauline Chow) 여성교사협회 회장은 “많은 학교들이 여전히 시험 중심적인 커리큘럼을 따르고 있다. 그렇다 보니 많은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영어 영화를 볼 때 중국어 자막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대학 입시에서의 영어 과목은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등 4가지 주요 영역으로 나뉘며 학생들의 영어 문해력, 어법적 사용력, 어휘력 등을 평가한다. 그러나 응답자 약 60%가 대학 입시를 준비할 때 영어가 가장 어려운 과목이라고 꼽을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영어 과목을 어렵게 여긴다. DSE 주관 시험당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올해 DSE 응시자 약 41,000명 중 영어 과목에서 7점 만점에서 3점 이상을 받은 응시자가 단 54%에 불과하다. 7점 만점에서 최소 3점을 받아야 대학 진학 요건을 충족한다.
40여 년 동안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폴린 초우 회장은 학생들이 영어 과목을 어렵게 느끼는 과목 중 하나로, 수업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쉽게 의욕을 잃는다고 지적했다. 폴린 초우 회장은 “교육 당국은 학생들이 영어 공부 의욕을 잃지 않고 수업 참여도를 높일 수 있도록 영어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도 비교적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영어 커리큘럼을 마련하는 등 현행 영어 커리큘럼 개혁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업에서의 상호작용과 유튜브 등 영상 교육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학생들의 관심을 끄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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