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K-Seafood] “멸치도 창자는 있다.”- 작다고 무시하지 말 것을 경고할 때 쓰는 말
  • 위클리홍콩
  • 등록 2021-04-13 15:02:32
기사수정

멸치는 예로부터 우리 생활 속에 깊이 자리 잡은 물고기로 생선 구경하기가 힘든 산간벽지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중적이고 서민적인 생선이다.

 

우리의 토속음식인 된장국이나 시래기국엔 멸치 우린 국물을 따를게 없고, 김장에도 멸치젓은 빠질 수 없는 재료이다. 말린 멸치를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좋은 술안주가 되고, 풋고추와 함께 볶아 높으면 밑반찬으로도 그만인 그야말로 ‘우리 식탁의 감초’이다. 

 

바다에는 약 2만 여종의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식구를 거느린 종은 너도 생선이냐 할 정도로 작고 힘없어 보이는 멸치이다. 

 

멸치는 작고 힘도 없으면서 성질까지 급하다. 물 밖으로 나오면 금방 죽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멸치(蔑致), 멸어(蔑魚) 등의 멸시하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우리 속담에 “멸치도 창자는 있다.”는 말이 있다. 

 

멸치는 작기는 하지만 큰 물고기들이 갖고 있는 배설 기관인 창자가 없을 수 없다. 창자는 밸, 배알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서는 ‘성깔, 자존심’등을 의미한다. 아무리 하찮은 존재라도 그 나름대로의 개성적 특성을 갖고 있다는 말이니 작다고 무시하지 말 것을 경고할 때 쓰는 말이다. 

 

또한 “멸치 한 마리는 어쭙잖아도 개 버릇이 사납다.”는 속담도 있다.

 

이 말은 개에게 멸치 한 마리를 주는 것은 아깝지 않지만 그로 인해 개의 버릇이 나빠질까 걱정이라는 뜻으로, 어떤 물건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그 버릇을 고쳐주기 위하여 하는 짓이라는 말이다. 

 

멸치는 경골어류 청어목 멸치과에 속하는 어류로서 최대 몸길이가 15cm 정도인 한해살이 물고기이다.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난류성 어류로 동아시아 연근해의 얕은 바다가 주 서식지로 바깥 바다에서 겨울을 보낸 후 3월이 되어 바다가 조금 따뜻해지면 연안으로 올라온다. 

 

“세(歲)전(설 쇠기 전)에 대 꽃이 피면 멸치 많이 잡힌다.”는 속담이 있는데, 겨울에 대 꽃이 필 정도로 따뜻해지면 멸치가 많이 잡힌다는 말로서 따뜻한 겨울 뒤엔 멸치가 풍어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나타낸 말이다. 

 

멸치는 잡히는 시기에 따라 편의상 ‘봄멸’과 ‘가을멸’로 구분하는데, 봄철인 3월 중순에서 5월 중순까지 산란을 위해 근해에 들어오는 봄별은 지방질과 타우린이 풍부하고 살이 연해 회, 구이, 찌개, 젓갈 등의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다. 


멸치박학다식 – 봉수망 멸치잡이

 

멸치는 불빛을 쫓아가는 주광성(走光性)어류이다. 정약전은 「자산어보」에 멸치를 추어(鯫魚)라 하고 “밝은 불빛을 좋아하기 때문에 밤에 어부들은 불을 밝혀 멸치를 움푹 파인 곳으로 유인해 그물로 떠올린다.”고 흑산도 어민의 멸치 잡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옛날에는 관솔로 불을 밝혀 잡았지만 지금은 그 불이 일천촉 전등으로 바뀌었다. 

 

그렇지만 지금도 불을 밝혀 물고기를 잡는 어구일체를 ‘봉수망’이라고 부르고 있다. 

 

동해안은 수심이 깊고 모래펄이 발달하여 멸치를 잡을 때 주로 후릿그물을 썼다. 후릿그물은 긴 띠와 같은 모양이다. 한쪽 끝줄을 육지에 두고 배를 타고 나가 반달 모양으로 그물을 내린 뒤 나머지 끝줄을 육지에 둔다. 해안에서는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그물 양쪽을 끌어당겨 잡는 방법이다. 

 

오영수(吳永壽)의 단편 소설인 ‘갯마을’은 동해 파도가 돌각담 밑을 찰싹대는 기장군 일광면의 H라는 조그만 갯마을을 배경으로 하여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멸치 후릿그물을 당기는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달음산 마루에 초아흐레 달이 걸렸다. 달그림자를 따라 멸치 떼가 들었다. 데에야 데야 드물게 보는 멸치떼였다.” 이제 이런 것도 모두 과거의 추억이 되었다.

 

출처: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수협중앙회 홍콩무역지원센터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스탬포드2
홍콩 미술 여행
홍콩영화 향유기
굽네홍콩_GoobneKK
신세계
NRG_TAEKWONDO KOREA
유니월드gif
aci월드와이드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