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와 코비드19 팬데믹 영향으로 원생 수가 급감하면서 홍콩 유아원·유치원 10곳 중 7곳 이상이 교사를 감원하거나 감원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연합협회(Hong Kong Federation of Education Workers)에 따르면, 2019년 반정부 시위 이후의 이민 물결과 지난해 코비드19 팬데믹 여파로 원생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홍콩 출생률 하락으로 향후 수년 동안 원생 등록 수도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협회는 유아원·유치원들의 재정적 타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정부에게 보조금 지급을 촉구했다.
지난 1월, 교사연합협회(Hong Kong Federation of Education Workers)가 홍콩 내 유아원·유치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응답자 239곳 중 72%가 재정적 곤란으로 교사를 감원했거나 감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52%가 교사 임금을 동결했다고 밝혔으며 약 11%가 폐업 위기에 놓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이후 원생 11~40명이 줄었다고 답변한 응답자가 45%로 나타났으며, 원생 40명 이상이 줄었다고 답변한 곳도 13곳으로 나타났다.
다가오는 학기에 유아원·유치원을 다니는 원생 수도 줄어들었다. 응답자 약 80%가 다가오는 학기 유치원에 등록한 원생 수가 줄어들었으며, 특히 유아반 원생 수가 절반 이상 줄어들어 가장 많이 감소했다.
홍콩에는 약 1,050개의 유치원이 있으며, 이 중 약 760곳이 공립 유치원이다. 공립 유치원은 원생 수에 따라 정부에게 보조금을 지급받아 운영된다. 대부분 반일반은 무료로 등록이 가능하며, 종일반 수업도 연 1만 홍콩달러 미만 수준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등록할 수 있다.
반면 만 3세 미만 유아들이 다니는 프리너서리(pre-nursery, 유아반)의 경우, 홍콩 의무 교육제도에 포함되지 않아 유치반보다 지급받는 정부 보조금보다 더 적기 때문에 유치반보다는 더 많은 학비를 지불해야 한다.
사립 유치원의 경우, 학교에 따라 연 10만 홍콩달러 이상의 학비를 지불해야 한다.
유치원 원장 약 77%가 코비드19 팬데믹이 원생 수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답변했다. 54%가 많은 원생들이 홍콩을 떠났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낸리 람(Nancy Lam) 유치원 원장은 “유치원들이 직면하고 있는 재정적 피해가 크다. 교사 급여는 계속 발생되는데 출생률과 원생 수가 줄어들고 있어 여기에서 오는 재정적 압박이 크다”고 말했다.
초이 라이펑(Choi Lai-fong) 유치원 원장이자 협회 위원은 “2019년 반정부 시위와 2020년 국가보안법 도입으로 지난해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이주해 원생 수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본토에 친인척이 있는 원생의 경우, 팬데믹 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인 중국으로 이사해 학교를 다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협회는 정부에게 교사들이 해고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치원에게 추가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응답자들은 학생당 보조금 금액 인상(81%), 일회성 보조금 지급(61%), 단기 대출 제공(58%) 등의 도움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국 대변인은 이번 학기에 유치원 원생 수가 감소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업계의 요구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한 도움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부양책으로 정부는 유치원 한 곳당 총 16만 홍콩달러에 이르는 보조금을 지급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동안 유치원 최소 11곳 이상이 운영을 중단했으며, 3곳은 폐업을 했거나 올해 폐업 예정이다.
한편 지난 9월 설문조사에서도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97%가 자퇴 학생 수가 증가했다고 답변했다. 특히 팬데믹 여파로 국경 간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중국에서 거주하면서 홍콩으로 등하교를 하는 크로스보더(cross-border) 학생 대부분이 홍콩 학교를 자퇴하고 중국 본토 학교로 전학 갔거나 해외로 이민 떠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학교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홍콩 8개 공립 대학교에서 2,100명 이상이 자퇴한 것으로 집계돼 공식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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