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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발생한 아파트, 시세보다 30% 저렴
  • 위클리홍콩
  • 등록 2021-01-18 09:45:24
  • 수정 2021-01-19 15:3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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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격 더 떨어진 ‘흉가’, 내 집 마련의 기회일까?
  • 사건사고 발생한 흉가, 시세보다 30% 저렴

   

흉가도 마다하지 않는 담 큰 사람이라면 부동산 변동성이 높은 지금이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홍콩에서 ‘흉가(Xiong Zhai, 凶宅)’란 자연사 이외에 자살, 살인, 사고사 등 사망사고가 난 주택을 말한다. 흉가는 일반 인근 아파트보다 보통 약 30% 더 저렴하다. 임대료 월 13,000 홍콩달러인 300sqft 아파트에서 돌연사가 발생했다면 약 30% 저렴한 9,000 홍콩달러까지 가격이 내려간다. 


부동산 매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세 5백만 홍콩달러 아파트가 최고 3백만 홍콩달러까지 가격이 떨어지기도 한다. 심지어 흉가와 같은 층을 공유하고 있는 다른 아파트도 가격 영향을 받기도 한다. 

 

아시아 도시 중 가장 서구화된 도시 중 하나인 홍콩이지만, 홍콩인들에게 흉가 매입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는 단순히 귀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뿐 아니라 풍수지리적으로 나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중국 풍수사상에서 외부 환경이 그 곳에 생활하는 사람의 운세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 그래서 흉가를 거래할 때, 부동산 중개인은 잠재적 구매자에게 아파트의 ‘흉흉한 과거’에 대해서 말할 의무가 있다. 

 

아무리 흉흉한 과거가 있는 아파트이지만 홍콩처럼 집값이 금값인 도시에서 시세보다 저렴한 흉가를 찾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온라인 부동산 포털 스퀘어풋(Squarefoot)이 지난 2019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54%가 가격만 맞다면 흉가를 매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귀신이 나오는 집보다 집에 없어 거리를 떠도는 것이 더 두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홍콩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었던 2019년 상반기에 흉가 매입에 대한 문의가 증가했다고 온라인 부동산 포털 스페이시어스(Spacious)가 밝혔다.

 

흉가는 시장 변동성이 높을 때 더 저렴해지는 경향이 있다. 지금처럼 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이 모두 하락하는데다 주택 소유주들이 앞다퉈 가격을 낮춰 매각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인기가 떨어진다. 

 

예컨대, 코즈웨이베이 엘리자베스 하우스(Elizabeth House) 612sqft 아파트가 지난 5월에 시세보다 22.6% 더 저렴한 890만 홍콩달러에 거래됐다. 그 이유는 1984년에 같은 층 다른 아파트에서 미제 살인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샤틴 시티원(City One) 451sqft 아파트도 최근 638만 홍콩달러에 거래돼 아래층 아파트보다 20% 더 저렴했다. 

 

그러나 흉가 매입은 주택 담보 대출을 받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부동산평가기관 데이터베이스에 사건사고가 발생한 주택의 주소를 모두 기록된다. 이를 토대로 사건의 심각성에 따라 은행에서 주택 담보 대출을 내주지 않거나 대출 비율을 줄이기도 한다. 


에릭 초(Eric Tso) 엠레퍼럴 코퍼레이션(MReferral Corporation) 부회장은 “중국에서는 흉가를 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재판매가 어렵다. 그래서 이런 아파트를 가치 평가할 때 더 까다롭게 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소유주의 소득과 자산 상태가 양호해야 담보 대출이 가능하며 사건의 심각성에 따라 주택담보대출비율(LTV)가 10% 줄어들거나 대출 이자도 0.1% 이상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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