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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폐쇄가 하루 전으로 임박하자 무이오에 사는 친구에게 연락이 갑자기 왔다. 급번개 피크닉을 하자는 일정에 우리 테니스 동우회는 격렬하게 환영했다. 


뜨거운 태양에 선뜩 나서고 싶지 않았음을 짐작했는지 차로 픽업까지 와주었다. 


우린 하루 부지런히 놀 생각에 배까지 든든하게 채우고 갔으나 사이몬은 주윤발이 자주 와서 먹었다는 로컬 식당에서 두 번째 아침을 다시 먹었다. 맛에 반하고 가격에 반하며 아주 깨끗하게 먹어치웠다.

 

브런치를 끝내자마자 우리를 카약 타는 곳으로 몰았다. 그의 카약과 친구로부터 미리 빌려놓은 것까지 4대의 카약을 타고 우린 목적지도 모르고 갑작스레 노를 저으며 무작정 무이오 해변을 벗어나서 그를 따라갔다.

 


뜨거운 태양 밑에 파도는 넘실거리고, 점점 깊은 바다로 노를 저으며 30분 정도를 따라가자 무인도 같은 해변이 나타났다. 발을 드디어 육지에 디디며 긴장을 늦추자마자 그는 익숙하게 나무 밑 그늘에 땅을 고르고 천을 깔고 피크닉 쉼터를 만들었다.

 

나무 사이에 해먹까지 걸고 차게 해온 에너지 드링크를 건네받는 순간 오늘 하루가 길다는 것을 느꼈다.


화려하지는 않으나 소박한 파라다이스를 만들어주고 그는 바다로 풍덩 수영을 하러 갔다.

남은 우리는 한국인답게 일단 먹고 놀자고 입을 모으고 가져온 과일과 스낵을 먹으며 수다 삼매경과 빠졌다.



멀리 온 만큼 해변은 무이오 해변보다 훨씬 투명하고 깨끗했다. 나무 밑에 걸어둔 해먹에 누우니 세상 근심이 사라졌다. 코로나가 감히 들어올 수 없는 이 외진 해변에는 자유가 있었고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번민과 두려움, 미래의 걱정과 해야 할 일들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게 하는 마음속의 무인도가 되었다. 각자 신나게 놀고 다시 노를 저으며 무이오 해변으로 돌아와서 피자 맛집 키친에서 큰 사이즈 피자와 맥주를 사서 그의 집으로 들고 갔다. 

차로 숲속으로 굽이굽이 들어가자 이층집이 나타났다.

 


평소에 사진에서 보던 그의 가든이 나타나고, 두 마리의 예쁜 고양이를 키우는 그의 현숙한 부인도 우리를 반겨주었다. 각종 이름 모를 나무들과 식물들이 마당에 심어져 있고 집 옆 개울에서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모기가 물 때까지 그의 가든에서 피자를 먹으며 오늘 일어난 해프닝을 공유했다. 

우리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고 진행된 일방적인 그의 스케줄은 무척 벅찼지만 우린 모두 행복했고 너무나 신난 깜짝 이벤트였다. 

 

세심한 그의 준비성에 놀랐고 넉넉한 그의 인심에 감사한 날이었다. 해가 저물어가기 시작하자 모기들이 우리의 대화를 방해하자, 주섬주섬 짐을 정리하고 실내로 옮겼다.


언제 다시 해변이 또 오픈될지는 모르나 항상 있던 일상을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매일 누리던 모든 것이 항상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요즘이다. 학교 다닐 때 버스를 타면 기사 머리 위에 흔들리는 장식품 속에 흔한 글귀가 생각난다. 범사에 감사하라. 


요즘은 이 말이 의미심장 해졌다. 난 앞으로 항상 범사에 감사하게 지낼 것이다. 


(**카약 활동은 홍콩 정부 레저문화국이 해변을 폐쇄하기 전입니다)


글, 사진 : Misa Lee, 위클리홍콩 여행기자 weeklyh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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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7-28 14: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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