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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뉴스레터 11월 5일] ‘훌륭한 매너’란 무엇인가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9-11-05 11: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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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훌륭한 매너’란 무엇인가 세상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매너’가 많습니다. 인사법, 식사예절, 음주예절 등 사회적 관계를 이뤄나가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적절한’..
‘훌륭한 매너’란 무엇인가

세상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매너’가 많습니다. 인사법, 식사예절, 음주예절 등 사회적 관계를 이뤄나가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적절한’ 매너를 요구받습니다.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어딘가 이상하거나 모자란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십상입니다. 그런데 왜 그런 걸 지켜야 하는 건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1월1일자 A27면 기사 <인사법·식사예절 등 매너의 역사적 기원>은 매너라는 게 어떻게 시작됐고, 왜 지키도록 요구받게 됐는지를 설명해줍니다. 예를 들어 아는 사람이 시야에 들어오면 오른쪽 손을 들어 아는 체 하는 게 일반적인 인사예법입니다. “이 습관의 원래 주인은 로마 군인들이다. 그들은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오른손을 들었다.”

악수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면서 손에 칼이나 비슷한 무기를 숨기고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 데서 비롯됐습니다. 모자를 벗어드는 인사법은 더 의미심장합니다. “중세 기사들의 풍습에서 시작됐는데, 그들은 군주나 친구들 앞에서 적대적 의도가 없음을 보여주기 위해 투구를 벗어들었다. 기사들에게 맨머리를 드러낸다는 것은 목숨을 내놓는다는 뜻이었다.” 그렇게 출발한 모자인사법이 유럽에서 역병이 창궐하던 때에는 악수를 대신하는 인사법으로 각광받았습니다. “다른 인사법보다 확실히 위생적이었다.”

모든 인사법이 좋은 뜻을 담은 것은 아닙니다. “오늘날 예의 바르다고 평가받는 많은 풍습의 이면에는 한 번쯤 의심해볼 만한, 때론 비양심적이라고까지 할 만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여성에게 문을 열어주고 먼저 지나가게 하는 게 단적인 예입니다. 이 예법은 중세 기사들에 의해 시작됐고, 지금도 이렇게 하는 게 ‘기사도’로 여겨집니다. “중세 기사들은 정말로 여인을 위해 양보했던 걸까?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던 기사들은 누가 어디서 공격할지 몰랐다. 여자들을 먼저 통과하게 함으로써 문 뒤에 매복해 있을지도 모르는 암살자를 유인하려고 했던 것이다.”

‘매너’라는 것에 대해 짚어봐야 할 게 또 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매너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그는 우리 집단의 예법을 모르는 얼치기”라는 의미를 담습니다. 특정한 행위의 기호를 정해놓고는 ‘우리’와 ‘남들’을 가르는 것입니다. “자신이 속한 집단의 문화가 다른 집단보다 낫다는 생각의 뿌리는 매우 깊다.” ‘barbar(야만)’라는 영어 단어는 외국인을 비하한 고대 그리스의 의성어에서 유래합니다. “그리스인들의 귀엔 외국인들의 언어가 마치 ‘barbar’하고 개가 짖는 소리처럼 들렸다. 외국인들을 개와 같은 발달 수준에 있는 것으로 규정한 것이다.”

‘코드로서의 매너’는 시대에 따라 모습을 달리해왔고, 앞으로 또 어떻게 바뀔 지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외양으로서의 매너를 지키는 게 아닙니다. “최고의 예절은 언제나 진심에서 우러나와야 한다. 매너의 본질은 다른 사람을 제대로 배려하려는 마음에 있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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