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지와 함께 삼합으로 먹게 된 이유는 일단 돼지 수육이나 홍어 모두 잔치에서 먹는 음식이다.

홍어는 우리나라에서만 먹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호남지역의 홍어가 특별한 이유는 삭혀 먹기 때문이다. 홍어에 대한 옛 기록은 정약전이 집필한 ‘자산어보’에서 찾을 수 있다. 홍어에 대해 ‘나주읍 인근에서 숙취해소에 좋아 막걸리 안주에 좋고 배앓이에 좋아 즐겨먹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홍어를 삭혀먹게 된 계기는 냉장시설이 없던 옛날 홍어의 주산지인 흑산도에서 나주까지 뱃길로 운반을 하다 보면 싱싱함이 사라지고 자연스레 홍어가 삭혀져 있었고, 뱃사람들이 버리기 아까워 이를 맛보았더니 냄새는 지독하지만 독특한 맛이 생겨나는 것을 알고 즐겨먹은 것이라고 전해진다.

홍어는 바다에서 생활하며 몸 속 삼투압을 조절하기 위해 체내에 요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홍어를 숙성시키게 되면 이 요소가 분해되며 암모니아가 발생한다. 이 암모니아를 사람이 섭취하게 되면 알칼리성 성질을 띠며 장 속에서 살균 작용을 해장을 청소하는 효과가 있다.

삭힌 홍어를 찜이나 회로 먹기도 하지만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돼지고기 수육과 묵은지를 함께 곁들여 먹는다.

홍어회 한 점을 입 안에 넣고 오물거리면 오묘하고 알싸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 오묘하고 짜릿한 맛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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