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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의 뉴스레터 - 인기(人氣)가 아니라 인망(人望)이다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9-06-11 10: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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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판이 없고, 홍보를 하지 않으며, 입구도 잘 보이지 않는 가게가 있습니다. 일본 시즈오카현에 있는 이자카야 ‘오카무라 로만’이 그렇습니다. “오늘 온 손님들을 ..
간판이 없고, 홍보를 하지 않으며, 입구도 잘 보이지 않는 가게가 있습니다. 일본 시즈오카현에 있는 이자카야 ‘오카무라 로만’이 그렇습니다. “오늘 온 손님들을 기쁘고 즐겁게 해 드리지 못한다면 다음 기회는 없다. 어떻게 하면 기쁘게 해 드릴까, 온 힘을 다해 고민하고 행동하겠다는 의지다.” 대를 이어 이런 ‘3무(無)영업’을 하고 있는 데도 손님 행렬이 끊이지 않습니다. 찾는 사람이 많아 점포를 현(縣) 내 일곱 곳으로 늘렸습니다.

한국경제신문 6월7일자 B2면 <성공한 일본(日本) 이자카야 주인이 말하는 장사의 기본은?> 기사는 오카무라 요시아키 사장의 ‘성공 비결’을 소개했습니다. “성공하려면 기본(基本)으로 돌아가야 한다. 단골손님은 상품이 아니라 감동을 찾는다. 직원은 지도(指導)가 아니라 응원을 원한다. 백년 가게는 사장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다.” 메뉴와 서비스, 이벤트를 궁리하기 전에 원칙을 세우고, 손님을 위하고, 직원을 챙기는 태도, 곧 ‘장사의 기본’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장사란 ‘(손님이) 어떻게 오게 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돌아가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라는 통찰이 눈길을 붙잡습니다. “가게의 매력은 흘러가는 ‘인기’가 아니라 두터워지는 ‘인망(人望: 세상 사람이 우러르고 따르는 덕망)’에서 나온다. 인기는 어느 특정 시기에, 어떤 개성을 가진 사람이 시의적절하게 나타났을 때 누릴 수 있다. 인망은 한순간이 아니라 평생 지속된다. 당연한 일을 마음을 담아 실행에 옮기면 인망이 쌓인다.”

지금 우리는 ‘물질의 시대’가 아니라 ‘마음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음식점의 요리가 맛있는 것은 당연하고, 미용실이 커트를 잘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이제는 ‘손님에게 얼마나 마음을 줄 수 있는가’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성공하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누구도 할 수 없을 만큼 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카무라 이자카야에서는 손님이 부탁한 일을 하는 것을 ‘작업’이라고 하고, 손님이 부탁하기 전에 해 드리는 것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카무라 사장의 경영철학을 요약하면 ‘(사람 모으기가 아닌) 사람 모여들게 하기’입니다. “인맥은 만드는 게 아니라 생기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직원들이 마음을 다해 일해야 합니다. 리더가 앞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밀어줄 때 그런 환경이 조성됩니다. “리더란 ‘주도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원하는 사람’이다. 앞에 나서지 않으므로 누구를 업신여기는 일도 없다. 아래에서 한껏 팀원들을 밀어 올려주면 된다. 리더가 그런 역할을 자처할 때 가게는 발전하고 번창한다.”

요컨대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인생은 극적으로 달라진다’고 합니다.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받아야지’라는 생각으로 일하는가, 아니면 ‘주어야지’라는 생각으로 일하는가.” 자기 즐거움을 위해 사는 인생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삶, 그는 이 심오한 명제(命題)를 묵묵히 행동으로 보여준 어머니로부터 배웠답니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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