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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의 뉴스레터 -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마법은 없다”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9-02-12 10:07:39
  • 수정 2019-02-12 10: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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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의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無印良品·MUJI)은 “본질만 남기고 군더더기는 과감하게 버린다”는 디자인 철학으로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랐습니다. 세계 26개국..
일본의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無印良品·MUJI)은 “본질만 남기고 군더더기는 과감하게 버린다”는 디자인 철학으로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랐습니다. 세계 26개국에서 ‘무지신화’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1980년 출범 이후 걸어온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1995년 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조직이 경직되기 시작하더니, 질적 성장 없이 무리하게 사업 확장을 추구하는 바람에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2001년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냈고, 1만7350엔까지 올랐던 주가가 1년 만에 2750엔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한국경제신문 2월8일자 A26면 기사 <“혁신은 마법 아닌 작은 변화”>는 이 때 무인양행 사장으로 취임한 마쓰이 타다미쓰가 어떻게 회사를 되살렸는지를 소개했습니다. “그는 회사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꼼꼼히 살폈고, 개선을 위해 실행가능한 일들을 수첩에 적었다.” 불량재고 발생을 방지하는 방법을 찾아내고, 물류창고에 쌓여 있던 불량품을 모두 소각했습니다. 무리하게 문을 열어 적자 늪에 빠진 매장들을 정리했습니다. 디자이너들과 머리를 맞대 제품개발 시스템도 바꿨습니다. “그로부터 1년 뒤 무인양품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마쓰이는 무인양품을 기사회생케 한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합니다. “안타깝게도 그것을 단숨에 가능케 하는 묘약은 없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지속한 결과가 성과로 이어진 것뿐이다.” 새롭고 혁신적인 경영시스템을 도입한 게 아니라 계획(plan)하고 실행(do)하며 평가(check)하고 개선(act)하는, 모든 일의 가장 기본적인 것을 끊임없이 반복 실행해 ‘실행률 100%’의 조직을 만들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마쓰이는 “어린아이처럼 당연한 것을 꾸준히 해내는 조직이 강하다”고 강조합니다. “조직과 개인의 진화는 실행 100%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철두철미한 계획을 세워 과감하게 실행하고, 점검을 통해 다음에는 먼젓번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경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공세를 가할 때’라는 경고도 잊지 않습니다. “팽창하는 게 아니라 품질이 수반되는 성장을 하려면 순항속도를 넘어서는 성급한 확대는 금물이다.”

이렇게 철저한 ‘매뉴얼 경영’을 강조하지만, 업무 매뉴얼을 제본해서 쓰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제본돼 있다는 것은 내용이 전혀 변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이 좋은 기업인가에 대한 관찰담도 새길만 합니다. “따로 데이터가 있는 것은 아니고 내 경험칙이지만, 바닥에 쓰레기가 굴러다니는 기업은 실적이 좋은 기업이라고 볼 수 없다. 실적이 좋은 기업은 사내에 티끌 하나 떨어져 있지 않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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