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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의 뉴스레터 - 피카소와 샤넬이 버리고나서 얻은 것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8-11-20 10:17:26
  • 수정 2018-11-20 10: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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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신을 찾기 위해 순례여행을 하거나 명상을 할 필요가 없다. 자기 발견의 여정은 작은 서랍 하나를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미국의 ‘정리전문가’ 스테파니 베..
“자신을 찾기 위해 순례여행을 하거나 명상을 할 필요가 없다. 자기 발견의 여정은 작은 서랍 하나를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미국의 ‘정리전문가’ 스테파니 베넷 포크트가 한 말입니다. 그가 쓴 책 《마음 정리 수업(한경BP)》의 내용을 소개한 한국경제신문 11월16일자 A27면 기사<생각을 비우는 데서 오는 마음의 평화>는 “정리의 기본은 버리기”임을 일깨워줍니다.

“빨랫감과 각종 집기로 어질러진 방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어떻게 치우지?’ 하지만 헝클어진 책과 옷가지들을 하나둘씩 정리하고 서랍을 비우며 점차 깨끗해지는 방을 바라보면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포크트는 “우리 삶을 마비시키고 관점을 흐리게 하는 것은 집안에 수북이 쌓여있는 물건들이 아니라, 그것들을 붙들고 있는 우리 자신”이라고 말합니다.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한 길을 막고 있는 것은 주변의 잡동사니이며, 그 잡동사니는 물건뿐만 아니라 마음속 대상이나 생각도 포함돼 있다.”

너절한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은 내면의 집착을 내려놓는 시작이랍니다. “부담스럽지 않은 작은 정리부터 시작하여 점차 마음속의 스트레스와 고민까지 정리할 수 있다.” ‘정리’란 거창한 게 아니라, 펜 하나를 찾기 위해 열어본 지저분한 작은 서랍 하나를 비우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서랍을 비우고 그 아래 서랍, 책상 위, 책장의 묵은 잡지를 정리하며 방 안이 깨끗해지는 것처럼 작은 행동들이 모여 심리적으로도 큰 변화가 일어난다.”

“정리는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여행”이라는데 무엇부터, 어떻게 버려야 하는 걸까. ①필요 없는 것은 내려놓는다 ②충분함을 느낀다 ③우선순위를 정하라 ④한걸음 뒤로 물러나 분리하라 ⑤’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는 생각을 해보라 ⑥잠깐 멈추고 돌아보라 등의 대목이 눈길을 끕니다. ’정리는 더 많은 정리를 불러온다‘ ’용서도 정리다‘는 성찰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합니다.

한경 11월16일자 A26면 기사 <키패드 없는 아이폰…창조는 지우는 데서 출발한다>는 “창조는 지움과 비움, 삭제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창조한 혁신적 스마트폰인 아이폰은 휴대폰의 키패드를 삭제하는 데서 시작했다. 키패드를 삭제하고 나니 터치패드라는 새로운 입력체계를 창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파괴는 창조의 어머니’라는 기존 명제를 ‘삭제는 창조의 어머니’로 변형시켜 새로운 방정식을 도출해낸 대목이 흥미롭습니다. “창조는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게 아니라 유에서 무로 만드는 과정, 즉 삭제를 통해 자연스레 이뤄진다.”

‘삭제’가 인류의 삶과 예술, 비즈니스를 진보시킨 키워드였음을 일깨워줍니다. “피카소는 원근법을 버렸고, 샤넬은 장식을 걷어내고 치마를 잘랐다. 제임스 다이슨은 선풍기 날개를 없앴고, 태양의 서커스는 동물쇼를 없앴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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