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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의뉴스레터 - “강풍이 불 때 강한 풀을 안다”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8-09-04 10:51:36
  • 수정 2018-09-04 10: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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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풍이 불 때 강한 풀을 안다” 어느 학교 교실에서 선생님이 칠판에 아주 긴 문제를 적어나갔습니다. ‘1+2+3+…’. 100까지 덧셈으로 이어진 숫자를 차례로..
“강풍이 불 때 강한 풀을 안다”

어느 학교 교실에서 선생님이 칠판에 아주 긴 문제를 적어나갔습니다. ‘1+2+3+…’. 100까지 덧셈으로 이어진 숫자를 차례로 쓴 뒤 돌아서는 순간 한 소년이 손을 들었습니다. “답은 5050입니다.” ‘1과 100, 2와 99, 3과 98…’ 식으로 101의 합계가 나오는 50개 묶음으로 순식간에 계산해낸 이 학생은 훗날 대수·해석·기하학 등 여러 방면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19세기 독일 수학자 카를 가우스였습니다.

한국경제신문 8월31일자 A27면 기사 <수학 공부에서 삶의 지혜를 얻었다>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가우스가 개별 숫자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전체를 한 덩어리로 봤듯이, 문제와의 거리를 두고 문제 자체의 틀을 보라. 멀리서 봐야 전체가 보인다.”

한경 8월31일자 A26면 <13년째 사상 최고 순이익…92세 ‘경영의 신(神)’에게 묻다>는 문제를 멀리서 보는 거시(巨視)의 안목으로, 때로는 철저하게 디테일을 챙기는 집요함으로 아흔두 살의 나이에도 건강한 현역으로 세계 1위 PVC 기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자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일본 신에츠화학공업에서 28년째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나가와 치히로 회장이 주인공입니다. 그는 PVC 및 실리콘웨이퍼 제조부문 세계 1위, 13년 연속 최고이익 경신, 세계 각국 직원 2만여 명의 글로벌 기업을 일궈낸 비결을 ‘경영성공 철학 100가지 비법’으로 정리해냈습니다.

“늘 전쟁터에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경영 현장에서는 전장에서처럼 잠시라도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최고이익을 경신하는 순간에도 방심하지 않았다.” 가나가와 회장은 “타성은 기업 경영의 커다란 적”이라고 강조합니다. 경영자의 눈을 멀게 하며, 비합리적인 관행을 그대로 방치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기업에 있어서 클레임(고객 불만)은 하늘이 준 기회”입니다. 클레임에 성실하고 진지하게 대응함으로써 회사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가나가와 회장은 신입사원 입사식 프로그램에 ‘신입사원이 질문하고 회장이 답변하는’ 순서를 집어넣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장이나 사장이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훈시를 듣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소중함을 신입사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한 시간이다. 상대방에게 질문을 하려면 필사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 가나가와 회장의 ‘100가지 경영철학’ 가운데 눈에 띄는 몇 가지를 골라봤습니다. “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경영에 임한다.” “다수결의 결정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강풍이 불 때 강한 풀을 안다.” “조령모개(朝令暮改)형 경영자가 오히려 낫다.” “안이한 방법을 버리고,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진짜 인재 육성 방법은 스스로 해결하고 성장해가도록 하는 것이다. 사원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어라.”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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