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처럼 쉴 새 없이 일을 헤야하는 현대인에게 긴 주말 (일명 Long Weekend)는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휴일 기간입니다. 법정 공휴일이었던 이번주 7월..
요즘처럼 쉴 새 없이 일을 헤야하는 현대인에게 긴 주말 (일명 Long Weekend)는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휴일 기간입니다. 법정 공휴일이었던 이번주 7월 2일 월요일도 이같은 긴 주말을 만들어 주었던 휴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꿀맛 같은 휴일이라도 너무 많이 쉬면 좋지 않은 법입니다. 17세기 영국의 대문호였던 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는 휴일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습니다:
"If all the year were playing holidays,
To sport would be as tedious as to work..."
(만약 1년 365일이 모두 휴일이라면, 놀고 쉬는 것도 일하는 것 만큼 지루하고 고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휴일 기간에도 쉬지않고 진행되는 법률 절차들이 있으니 바로 지난 몇 주간 본 법률칼럼에서 알아보았던 자산회수 (Asset Recovery)의 절차들입니다. 자신의 돈이나 자산을 훔쳐갔다거나 불법으로 소유하고 있는 상대방의 은행계좌나 재산을 재판을 시작하기도 전에 압류시키는 Mareva 법원명령 (마레바형 재산압류), 또 상대방이 은닉하였거나 빼돌린 재산의 행방을 추적하는 Norwich Pharmacal (노리치 파마칼) 명령, 그리고 상대방의 은행계좌 내역 및 재산 정보를 제3자로부터 받아내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Bankers Trust Order (은행정보 공개 명령) 등 우리는 다양한 재산 압류와 재산 추적의 방법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앞서 논하였던 재산 압류 및 추적을 가능하게 하는 법원 절차들은 피해자의 재산이 언제든 도피되거나 사라질 수 있는 위험성이 다분한 비상사태를 대비하는 절차들로, 주말을 포함한 법적 공휴일에도 24시간 법원으로부터 받아낼 수 있는 명령들입니다. 이러한 법원 명령들을 승인하는 사람은 결국 판사님들인데, 판사님들이 휴일에 법원에서 24시간 항시 대기하고 계실 수는 없는 법입니다. 따라서 이처럼 긴급한 법원 명령이 필요한 경우에는 사건의 자료들과 진술서 및 관련 서류들을 준비하여 담당 판사님의 집을 찾아가 받아낼 수 있습니다. 공휴일에도 정의 구현 및 관철은 이행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지난 몇 주간 알아보았던 긴급 법원 명령들에 이어 법에서 또 하나의 핵무기 (Nuclear Weapon)로 불리는 강제명령이 있는데, 바로 Anton Piller Order (안톤 필러 명령)입니다. 안톤 필러 명령은 재산을 회수, 보유하기에 앞서 재판에서의 승소를 위한 증거자료를 보존하기 위한 명령입니다.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증거자료가 상대방에게 있고, 상대방이 그 증거자료를 인멸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법원이 승인하는 명령으로, 상대방의 집이나 회사에 합법적으로 들어가 증거자료를 보존하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안톤 필러 명령을 법원으로부터 받는 절차는 역시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진행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증거자료를 보존하기 위해 존재하는 명령인데, 이것을 상대에게 미리 알린 상태에서 법원의 승낙을 받는 것은 상대방에게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안톤 필러 명령은 상대방 없이 진행되는 "Ex Parte Application", 즉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고 긴급히 진행되는 "일방적 소송"을 통하여 승인받는 것이 정석입니다.
이어서 다음주에는 안톤 필러 명령을 받아내는 방법에 대하여 더욱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동주 법정 변호사 (Barrister)는 Prince's Chambers에서 기업소송 및 자문을 주로 담당하고 있으며 임의중재를 포함한 국제상사중재, 국제소송 및 각종 국내외 분쟁에서 홍콩법에 관한 폭넓은 변호 및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동주 변호사는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법을 잘 몰라 애태우는 분들을 돕고자 하오니 칼럼에서 다뤄줬으면 하는 내용, 홍콩에서 사업이나 활동을 하면서 법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 홍콩의 법률이 궁금하신 분들은 언제든 이메일을 통해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법정 변호사 이동주
Kevin D. J. Lee
Barrister-at-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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