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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은 꼭 광둥어로 해야"…홍콩의 모국어 지키기... 본토 반환 이후 푸퉁화 사용 늘어... 광동어를 사투리 취급 반발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8-05-09 10: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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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이 광둥어 사수에 나섰다. 영국령에서 중국에 반환된 이후 본토 표준말인 푸퉁화 사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공립학교 교재에 광둥어가 사투리에 불과하다는 내용까..
홍콩이 광둥어 사수에 나섰다. 영국령에서 중국에 반환된 이후 본토 표준말인 푸퉁화 사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공립학교 교재에 광둥어가 사투리에 불과하다는 내용까지 실리면서 모국어를 지키자는 여론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3일 홍콩 의회에서 진행된 대정부질의에서 "우리는 매일 광둥어로 말한다. 광둥어가 바로 홍콩의 모국어"라고 말했다.

이날 람 장관의 발언은 지난달 홍콩 교육 당국이 발표한 중·고교 국어(중국어) 교사를 위한 보조 교재에 홍콩의 공식 언어는 푸통화가 돼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데 대한 답변이다. 이 교재는 중국 공산당 국가어언문자공작위원회가 제작한 것으로 "광둥어는 사투리이며 홍콩의 공식 언어는 광둥어가 아닌 한족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푸퉁화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람 장관은 "그런 주장은 논의할 가치도 없다"며 "그런 어리석은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케빈 융 홍콩 교육장관도 "학교의 국어 수업을 푸퉁화로 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우리나라 초등교육은 모두 광둥어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현재 홍콩 교육 당국의 태도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홍콩 시민은 SCMP에 "홍콩의 일부 학생들이 푸통화를 거부하는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라며 "하나는 홍콩으로 몰려드는 본토 사람들에 대한 반감이며 다른 하나는 모국어인 광둥어가 위협을 받는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에는 홍콩 침례대가 푸퉁화 수업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푸통화 시험을 통과해야 졸업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에 반발하는 홍콩 학생들이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중국에는 200여개의 사투리가 존재하며 이 가운데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이 수도인 베이징 일대에서 쓰이는 말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푸퉁화다. 광둥어는 두 번째로 많은 사람이 쓰는 중국어다. 현재 홍콩 주민의 92% 이상이 한족이며, 6~65세 인구의 88%가 광둥어를 모국어로 사용한다. 푸퉁화는 3.9%에 불과하다.

국가어언문자공작위원회 소속의 언어학자인 차중치는 "홍콩 학교에서 푸퉁화 사용을 강요하지는 말아야 한다"면서도 "위안화처럼 푸퉁화도 홍콩에서 점차 세력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언젠가 푸퉁화가 광둥어를 대신해 홍콩 학교에서 더 많이 쓰일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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