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변화하는 홍콩 금융 환경 많은 사람들이 홍콩을 마치 세금도피처 등 부정적인 장소로 인식해 온 것은 유감이다. 또 세계적인 금융허브라고 하지만 언어나 거리로 ..
2. 변화하는 홍콩 금융 환경
많은 사람들이 홍콩을 마치 세금도피처 등 부정적인 장소로 인식해 온 것은 유감이다. 또 세계적인 금융허브라고 하지만 언어나 거리로 인해 우리 기업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홍콩에 법인을 설립하고, 회계 등을 관리하는 많은 전문회사들이 존재한다.
사람들의 인식처럼 홍콩은 마음대로 세금을 도피하는 불법 금융의 산실일까. 이 말은 이미 과거형이 된지 오래다.
홍콩은 금융허브답게 시티은행, 홍콩상하이은행 등 국제적인 은행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지금 찾아간다면 100% 퇴짜를 맞는다. 국제은행의 홍콩계좌 개설은 이제 너무나 엄격해졌다. 한국기업의 금융계좌 개설이라면 기존 실적의 증명은 물론이고 홍콩인 간사 등 철저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물론 홍콩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도 있다. 하지만 이들 한국계 은행은 신용카드 개설 등 금융 서비스에서부터 적지 않은 곤란을 겪는다. 따라서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잘 준비된 절차를 통해 국제적인 은행을 통해야 한다. 이제 어떻게 가든 홍콩에 도착만 하면 되는 시대는 지난 것이다.
그럼 중국으로 가는 관문이 홍콩이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홍콩은 이제 명확히 중국의 일부다. ‘일국양제’라는 독특한 체제이긴 하지만 중국은 홍콩을 통제 가능한 지역으로 인식한다. 즉 다른 나라가 아니라 한 나라라는 인식이다. 그런데 홍콩은 중국이 더 넓은 세계로 가는 허브이고, 그런 제도를 활용해 가치를 존속시키고 싶은 지역이다. 따라서 대륙에서 적용되는 제재의 상당 부분을 홍콩에서는 피해갈 수 있다.
이런 상황을 가장 잘 알려주는 것이 ‘중국본토와 홍콩 간의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이다. 중국은 이 협정에 가능한 많은 것을 담고 싶어 한다. 올 7월에는 CEPA 투자 분야를 비(非)서비스업까지 확대하고 ‘최고우대’ 조항도 추가했다. 또 ‘일대일로’ 건설 경제무역 분야 협력까지 편입하는 등 본토의 대부분의 핵심 코어들을 이 협정에 포함한다. 이에 따라 홍콩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은 무관세 처리가 가능하고, 홍콩 서비스 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는 우선권을 주기도 한다.
3. 별도 사무실, 직원 없이도 회사 설립 가능
홍콩에 설립한 법인이 중국에 외자기업으로 나갈 때도 다양한 혜택이 있다. 홍콩 법인은 영/중문을 병합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번역이 필요하지 않다. 또 홍콩법인의 경우 한국법인과 달리 심사 기준도 낮고, 이익금을 중국 법인의 자본금으로 납입할 수도 있다.
홍콩에서 설립한 중국 법인은 운영이나 행정적인 측면에서도 유연하다.
홍콩 법인이 발급한 신용카드는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영수증 경비 처리가 가능하다. 또 홍콩에 별도 사무실이나 인력이 없이도 인터넷 뱅킹으로 원격관리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중국 진출 기업이 겪는 가장 큰 고통인 철수 문제도 홍콩에서 설립한 법인이라면 한결 수월하다. 중국 법인을 매각할 때에도 홍콩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을 쓰면 바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또 중국 투자자를 찾을 때도 홍콩 법인 지분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역시 편리하다.
또 다른 장점은 중국과 홍콩 간에 이제 위안화 거래가 거의 자유화됐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투자와 송금 시 가장 힘든 것이 환차손이다. 특히 위안화는 사고파는 비용차가 너무 크다. 필자가 이 글을 쓰는 11월 9일 시점으로 1위안을 살 때 비용은 176.36원인 반면에 파는 비용은 159.58원으로 두 차액이 거래기준율에 10%에 달한다. 중국과 홍콩은 위안화 거래가 가능해 이런 불합리한 환차손을 대부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홍콩의 활용이 필요한 것은 이제 한국이 진행하는 신산업의 대부분이 홍콩과 유사하다는 점도 있다. 홍콩은 무역, 물류, 금융, 관광이라는 네 개의 축으로 발전하는 국가다. 금융은 우리나라가 따라가기 힘들겠지만 다른 분야는 우리가 같이할 수 있는 분야다.
또 6대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 문화·창조산업, 의료서비스, 교육서비스, 환경산업, 시험 및 인증서비스는 한국의 미래 먹거리와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실제로 홍콩은 이 분야를 발전시키려 하지만 인구나 비싼 지가로 인해 기반을 만들기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은 파트너를 찾아야 하고 한국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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