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증권거래소 사람들의 표정은 시원섭섭했다. 31년간의 세월을 뒤로한 채 증권거래소가 문을 닫기 때문이다. 한창 전성기였던 1980년과 1990년대에 이곳은 수..
홍콩 증권거래소 사람들의 표정은 시원섭섭했다. 31년간의 세월을 뒤로한 채 증권거래소가 문을 닫기 때문이다. 한창 전성기였던 1980년과 1990년대에 이곳은 수천 명의 중개인들이 제집처럼 드나들었다. 그러나 인터넷과 전자 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증권 산업에도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찾아왔다.
1971년 증권 산업에 처음 몸을 담은 크리스토퍼 청(Christopher Cheung)은 이를 직접 경험했다.
입법의원이자 크리스펀드 증권 창립자인 그는 증권 거래소 마지막 날 중개인 유니폼인 빨간 조끼를 입은 채 “이 곳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매일 이곳으로 출근해서 사람들과 옆에 앉아 하루 종일 얘기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많은 것들이 변하고 있고 재테크 서비스 역시 변하고 있다. 내가 떠나고 싶지 않다 하더라도 이제 이곳을 보내줘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대에 맞게 변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 오랜 역사
홍콩의 첫 증권 거래는 영국 식민지 시절인 1891년에 형성됐는데 옛날에는 홍콩에 거주하는 영국인들이 무역을 주도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홍콩 중국인 브로커들은 1960년대 그들만의 무역협회를 형성했다. 1986년 네 개의 거래소들이 하나로 합쳐져 중심 상업 지역에 있는 지금 건물로 이주했을 당시 청 씨는 벌써 15년째 근무 중이었다.
■ 막이 내리다
금요일, 증권거래소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9시30분 개장을 알리는 종이 울렸을 때 단 한 명의 브로커(중개인)가 있었다. 유엔(Yuen) 씨는 눈에 눈물이 고인 채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은 나에게 집이나 다름없다. 사실, 집보다 이곳에 더 오래 있었다. 문을 닫는다는 사실은 나에겐 집을 잃는 것과 같다”고 아쉬워했다. 증권 거래소는 향후 컨벤션과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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