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을 이끄는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지난 11일 새 행정장관 취임에 따라 시정 방침 연설을 가졌다.
홍콩의 중국 반환 20주년에 탄생한 신임 행정장관은 정치적 요인으로 인한 사회 분단, 빈부 격차, 주택 문제 등 해결이 쉽지 않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번 연설에서는 법인세를 8.25%, 16.5%로 나눠 2단계 과세하겠다는 방침이 눈길을 끌었다. 또 300홍콩달러를 상한선으로 하는 교통비 25% 보조 등도 관심사였다.
람 행정장관은 지난 7월 1일 렁춘잉 전 행정장관의 뒤를 이어 홍콩의 정상에 올랐다. 그녀는 많은 사회적 문제로 취임 초기부터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었다.
행정장관은 이번 슬로건을 「일기동행(一起同行), 옹포희망(擁浦希望)、분정쾌락(分亭快樂)-We Connect for Hope and Happiness」로 내걸고 홍콩 시민들을 향해 긍정적으로 호응해 달라고 호소했다.
■ 세금정책 ‘법인세 소득에 따라 8.25% & 16.5% 두 가지 적용’
람 행정장관의 핵심 정책은 ‘세금’이다. 현재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16.5%의 법인세를 200만 홍콩달러 이하에는 절반의 세율 8.25%를 적용하고, 그 이상의 금액에는 16.5%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 세계 각국이 법인세 감세를 내걸고 있는 가운데, 외국계 기업의 조세피난처(조세 회피 지역) 인 홍콩의 매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다.
■ 교통비 월 HK$400 이상 지출시 교통보조금 지급
교통과 관련해서는 지하철 노선의 확대와 더불어 올해 7월부터 16명으로 한정한 미니버스를 19인승까지 인정하는 등 대중교통의 충실을 도모하고 있다.
MTR의 경우, 계속되는 요금인상으로 시민의 교통비 부담이 커지자 한 달에 400홍콩달러 이상의 교통비를 지불하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300홍콩달러를 초과하는 부분에 25%의 교통보조금을 지급한다. 지하철, 버스, 녹색 미니버스, 페리, 트램 등이 대상이 되며, 이 정책으로 200만 명이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정부에서 신청서 작성 등의 절차를 생략해 교통비 보조 신청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있다. 이는 입법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며, 만약 통과될 경우 1년 이내에 실시하게 된다.
■ 카이탁과 깜종, 몽콕, 툰문 등 토지 매각 ‘소매, 호텔, 산업용 토지 확보’
토지와 관련해서는 2017-2018년 3분기 소매, 호텔, 산업용 토지를 매각한다. 카이탁 발전구역(Kai Tak Development Area)과 깜종 퀸스웨이 플라자(Queensway Plaza), 몽콕 사이이 스트리트(Sai Yee Street) 등 총 110만 ㎡에 이르는 토지가 그 대상이며, 또한 툰문 제49구(Tuen Mun Area 49)에 있는 3.2헥타르(32,000㎡)의 토지를 물류 지점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완차이 회의전시센터(HKCEC)는 확장공사가 끝난 현재에도 이미 수요가 공급을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홍콩정부는 HKCEC 확장을 위해 완차이에 있는 이민국과 국세청, 법원 등이 입주 해있는 3개의 정부 건물을 철거하고, 23,000m2에 달하는 전시 시설과 호텔을 건설 할 방침이다.
■ ITB 설립, 과학기술 발전 구상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을 계기로 침체된 홍콩경제를 자극하기 위해 홍콩정부와 중국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에 해당하는 경제무역긴밀화협정(CEPA)을 체결했으며, 마카오도 금년 중국과 CEPA를 추진할 예정이다.
홍콩 정부는 금융 이외에도 성장의 엔진이 되는 산업을 창출하기 위해 2015년 ITB(創新及科技局)를 설립해 과학 기술을 중심으로 발전시켜 나갈 구상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이 2013–2014년도에 7.3억홍콩(한화 약 1,054억)달러였으나 2017-2018년도는 약 2배가 늘어난 15억 홍콩달러(환화 약 2,166억)로 인상했다.
■ STEM 인재육성 및 중국사 필수과목으로 지정
기타 대학의 연구 기관에 대한 지원자금 등을 증액한다. 과학, 기술, 공학, 수학에 중점을 두는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s, Mathematics) 교육'이 세계적으로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느니만큼 홍콩의 공립 초.중등 학교의 STEM 관련 수업을 더 알찬 내용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또한 2018-2019년도부터는 중국의 역사를 다루는 '중국사'로 필수과목을 한다.
■ 공영주택 추가 건설
홍콩 시민의 최대 관심사인 주택 문제에 대해서는 캐리 람은 "주택문제 해결에 마법은 없다"며 “시간이 들겠지만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부터 시범적으로 시작한 공영주택 「녹표치거계획(綠表置居計劃(GSH)」인 산포콩(San Po Kong) 아파트 857가구 분양 시 경쟁률이 18:1에 달했었다. 따라서 정부는 GSH 공영주택을 추가적으로 공급할 것을 결정하고 2018년 말 포탄(Fo Tan)에 4800 가구분을 공급할 계획이다.
홍콩 거주 7년 이상, 부동산이 없는 홍콩 시민으로, 독신일 경우 월급이 34,000 홍콩달러 이하, 2명 이상의 가족일 경우 가구 월평균 소득이 68,000 홍콩달러 이하의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스타터 홈스(Starter Homes-首置)'라는 주택에 응모 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 기타
홍콩에는 중국계가 아닌 수십만 명의 시민이 거주하고 있고, 이 중 8만 명이 넘는 홍콩태생 남아시아계 사람들이 다양한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 2009년에는 차별을 금지하는 '평등기회위원회(Equal Opportunities Commission-種族歧視條例)'가 설치됐으나 여전히 차별이 존재하고 있어 수정 법안을 낼 예정이다.
홍콩의 헌법에 해당하는 기본법에 대해서는 오랜 현안인 23조는 국가 안전에 관한 것이므로 법제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분쟁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대처하겠다고 했다. 우산혁명의 빌미가 된 행정장관 선거의 선출 방법에 대해서는 전국인민대표대회의 ‘팔삼일결정(八三一決定)’에 따라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무원의 정년퇴직 연령(공무원이 된 시기와 직종에 따라 다름)을 늘릴 수 있도록 근무 형태를 모색하는 등의 연구가 2018년 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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