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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한인회 갈등과 총영사관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6-09-22 22: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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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명절에 잠깐 짬을 내어 베트남 호치민에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이라기보다는 해외 취재였다. 호치민 한인회의 회장 선출을 둘러싼 교민사회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
추석명절에 잠깐 짬을 내어 베트남 호치민에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이라기보다는 해외 취재였다.

호치민 한인회의 회장 선출을 둘러싼 교민사회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제보가 있었다. 어느 선거나 선거 후유증은 있게 마련이어서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알아봤지만 한인회 갈등에 호치민의 총영사관이 개입했다는 의혹들이 제기되어 현지에서 직접 알아볼 필요가 있음을 느끼고 여행도 하면서 취재를 하게 됐다.

호치민 한인회는 13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현재 교민이 13만여명으로 수도권의 작은 지방자치단체의 규모였다. 이렇게 많은 교민의 대표인 한인회장을 놓고 볼썽사나운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었다.

한인회가 정부 기관은 아니다. 순수한 민간단체였다.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지난 해 11월 제13대 회장으로 김규 회장이 선출되어 올 1월 총영사와 교민리더, 외교사절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일부 세력이 김 회장의 취임 50여일만에 김 회장의 학력을 문제삼아 당선무효를 선언하고 선거에서 떨어진 사람을 새로운 회장으로 추대했다.

이 과정에 총영사관이 개입했다는 것이 김 회장 측의 주장이었다. 선거 전부터 총영사가 추대한 회장을 지지했다가 선거에서 떨어지자 노골적으로 김 회장을 비토하해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 추대된 회장 측이 한인회관 2층 강당에서 진행되던 한마당 자선축제 바둑대회에 3명의 영사를 앞세워 무력으로 대회를 중단시켰다는 주장도 나왔다.

3명의 영사가 현장에 나타났다면 이건 분명한 개임임에 틀림없다. 교민들 권익을 보호해야 할 총영사관이 교민들의 권익보호는 커녕 자기등 입맛에 맛는 한인회장을 세워 요리해보겠다는 의도는 아닌지 충분히 의심이 간다.

총영사관은 사증발행과 자국민 보호, 타국의 정보수집, 그 나라와의 친선관계, 국제회의와 교섭의 준비 등을 맡아서 한다. 이 같은 업무를 하는 총영사관이 특정인을 한인회장으로 세우는데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현지에서 만나본 교민들은 모두가 한결같이 총영사관이 갈등을 중재했어야한다고 말했다.

노인회 원로와 전직 한인회 회장도 만나보았다. 한인회 정관에는 회장은 직접 비밀투표로 선출하도록 규정되어 있다고 했다. 정관을 무시한채 특정인으로 추대한 것은 한 국가의 불법 쿠테타 상황에서나 상상할 수 있을 법한 터무니없는 궤변이라고 했다.

특히 추대된 회장은 신임투표를 꺼내들었다고 한다. 정상적인 선거에서 떨어진 사람이 신임투표를 묻는다는 것 자체가 궤변중의 궤변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사실 맞다. 학력이 위조되었거나 결격 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선출되었다면 해임 역시 공식적인 총회를 거쳐 해임을 했어야 옳다.

이런 모습들이 교민들에게 어떻게 비쳐졌을까. 교민들은 안타까움을 넘어 열심히 사는 교민들 얼굴에 똥칠을 하고 있다는 자조섞인 이야기를 했다.

한인회의 대외위상도 실추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민들 입장에서 보면 해외까지 와서 감투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에 못마땅하다는 반응들이었다.

문제는 한인회장의 선출과 당선 무효, 새로운 회장 추대의 법적인 타당성보다는 총영사관이 불법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사실인지 여부다. 만약에 사실이라면 총영사는 교민들의 갈등을 초래한 책임을 져야 한다.

총영사관을 찾아 한인회 사태에 물었다. 이 사태에 대해 여러군데(신문사)서 보도됐다고 했다. 김 회장 측에서 진정을 안한데가 없어서 힘들고 업무에 지장을 볼 정도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그동안 제보에 수차례 총영사와의 전화를 시도했다. 연결되지 않았다. 마침 추석 연휴에 만나서 해명을 들어볼려고 했지만 총영사는 국내에 들어갔다며 자리에 없었다. 또 그동안 외교부에도 유선상으로 취재를 했으나 답변을 똑같았다. 민간단체에 총영사관이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런 것이 사실이라면 호치민 한인회 사태의 진상을 명백히 밝혀 교민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총영사관은 자국민 보호 임무가 있기 때문이다.

취재를 마칠 즈음 김 회장 측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김 회장을 수행해왔던 참모가 갑자기 불법체류로 베트남 공안으로부터 추방당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현지에서 아무 일 없었던 이 교민이 갑자기 불법체류로 조사받는다고 한다. '오앗나무 밑에서 갓끈을 매지 말라'는 속담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출처 : 새부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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