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깡통주택 석달 새 15배 급증 중국 ‘큰손’과 외국 기업 부동산 매입 줄어...금리인상, 공급확대 악영향 홍콩 부동산 시장이 비틀거리고 있다. 블룸버그 최근 보도..
깡통주택 석달 새 15배 급증
중국 ‘큰손’과 외국 기업 부동산 매입 줄어...금리인상, 공급확대 악영향
홍콩 부동산 시장이 비틀거리고 있다. 블룸버그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홍콩의 평균 주택 가격은 작년 9월 고점과 비교해 8개월 만에 약 13% 하락했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홍콩의 ‘깡통주택(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주택)’도 작년 4분기 95가구에서 올 1분기 1432가구로 늘었다. 2011년 4분기 이후 최고치다.
주택 거래도 얼어붙었다. 홍콩 토지등록사무소에 따르면 올해 1~4월 주택 거래량은 작년 동기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특히 올 2월 홍콩의 주택 거래량은 전년 동월(6027건) 대비 70% 급감한 1807건으로,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2년간 홍콩 집값이 약 20%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 중국 경기 침체로 수요 주는데 공급은 더 증가
홍콩 주택가격은 2003년 저점에서 작년 9월 정점에 이르기까지 약 370% 급증했다. 홍콩 공시지가발표국에 따르면 홍콩 주택가격지수(1999년=100)는 2003년 7월 58.4에서 지난해 9월 306.1로 정점을 찍었다. 주택가격지수는 올 4월 273.1로 정점 대비 33포인트, 10.8% 떨어졌다.
그동안 홍콩 집값은 중국에서 유입되는 인구와 저금리 덕에 꾸준히 올랐다. 그러나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르자 페그제(달러 연동 고정환율제)를 운용하는 홍콩의 금리도 올랐고, 홍콩 정부가 올 들어 적극적인 공급정책을 펴면서 집값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홍콩의 기준금리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 작년 12월에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높아졌다.
홍콩 부동산 시장의 큰손이었던 중국 부호와 글로벌 기업 등 외국인 수요자들도 예전만큼 주택 구매에 적극적이지 않다. 중국인들은 중국 경기 둔화와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부패 드라이브 탓에 홍콩 부동산 투자를 줄이고 있다. 2012년에 홍콩의 초고가 아파트 거래의 80%는 중국인이 차지했는데, 작년엔 이 비율이 37%까지 떨어졌다.
금융회사 등 글로벌 기업들은 기업 규모를 축소하면서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주거비를 줄였다. 바클레이는 올해 들어서만 홍콩에서 수백명의 직원을 감축했고, JP모건도 작년부터 각종 비용 감축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회사 존스랑라살(JLL)에 따르면 2012년 JLL의 외국인 고객 중 31%가 매월 10만 홍콩달러(약 1500만원) 이상을, 11%가 3만 홍콩달러(약 460만원) 이하의 주택 비용을 회사로부터 지원받았다. 그런데 올해 1분기 10만 홍콩달러 이상을 받는 고객은 7%로 줄어들었고, 3만 홍콩달러 이하를 받는 고객은 54%로 늘어났다.
주택 수요는 줄고 있지만 공급은 오히려 증가했다. 홍콩 운수주택국(THB)에 따르면 작년 홍콩의 민간 주택 공급량은 1만4200가구였는데, 올 1분기에만 1만3300가구가 공급됐다. 지난 2012년에 취임한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인지세 인상 등 부동산 냉각 정책을 펼쳐왔으며 올해부터는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그는 올 1월 “앞으로 5년에 걸쳐 공공주택 9만7100호를 공급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 골드만삭스 “20% 더 떨어진다”... 카일 바스 “외환위기보다 심각”
전문가들은 홍콩 주택 가격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5일 홍콩 부동산섹터 전망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하며 “홍콩 주택 가격이 2018년까지 20% 더 떨어진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추가적인 미국금리 인상과 홍콩 정부의 부동산 억제 정책이 집값을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했다. 저스틴 곽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2018년까지 미국 금리는 1.5%에서 2%대까지 오르는데, 페그제를 유지하고 있는 홍콩 역시 미국 금리 인상에 큰 영향을 입을 것”이라며 “홍콩 정부의 부동산 냉각 조치도 단기간에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도 지난달 홍콩 부동산 투자자들의 매매심리를 이유로 들며 “홍콩과 중국 경제가 바닥을 칠 때까지 가격 하락 추세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커슨 렁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여태껏 가격이 얼마나 내려갔는지가 문제가 아니다”며 “구매 희망자들은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매매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1~2개월 정도 주택 가격이 상승할 순 있어도 경기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 붕괴까지 우려하고 있다. 헤이먼캐피털 창립자인 카일 바스는 지난달 11일 “홍콩 부동산 시장이 ‘자유 낙하’하고 있다"며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라며 붕괴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 지표로 홍콩 시장을 전망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홍콩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인 견해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홍콩 영자 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장기적으로 수요가 강세기 때문에 홍콩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크리스 우드 CLSA 애널리스트도 올해 초 “정부의 긴축재정 조치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지만 부동산 시장이 붕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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