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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공항 서점 잇따라 폐쇄, 언론의 자유 침해 우려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6-05-12 18:06:25
  • 수정 2016-05-12 18: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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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국제공항에서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의 얼굴을 보지 않는 날은 거의 없었다. 공항 터미널은 최근까지 약 16개 서점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에 관한 책을 팔고 있었..
홍콩국제공항에서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의 얼굴을 보지 않는 날은 거의 없었다. 공항 터미널은 최근까지 약 16개 서점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에 관한 책을 팔고 있었다. 하지만 그 대부분이 최근 잇따라 문을 닫았다. 상업적인 이유가 요인이라고 하지만 언론의 자유가 후퇴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항에서 도서를 구입하는 고객은 주로 중국에서 온 관광객. 중국 정치의 이면과 지도층의 사생활을 엿보기 위해 본토에서 발매 금지된 책을 구입했다. 이를 진지하게 다룬 도서와 더불어 중국 당국의 이야기를 다루는 가십 잡지류도 취급하고 있었다. 이 중 11개가 올 들어 4 월 상순까지 폐점하면서 관광객이 이런 책을 손에 넣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독립 출판사를 운영하는 류씨는 "선물로 책을 사려는 본토 고객들에게 역사 연구서와 회고록, 가십 잡지 모두 잘 팔렸다"고 말했다.

서점의 ​​일부는 의류 브랜드 등으로 대체되거나 중국 국유 체인 서점이 입주했다. 폐점의 배경에는 스마트폰이나 전자책의 보급 등 상업적인 이유를 들고 있지만 홍콩에서 언론의 자유가 없어지고 있는 것의 반증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류 씨는 남편과 함께 ‘新世紀出版社’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민감한 주제에 관한 책’을 중심으로 매상이 감소했다고 전한다. 증거는 없지만 홍콩의 서적이 중국 본토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캠페인의 일환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침체하는 홍콩의 독립 출판사들은 더 큰 타격을 받았다고 한다.

신세기 출판사는 ‘자오쯔양 비밀 회고록’ 등의 책을 출판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 자오쯔양(趙紫陽)은 중국 공산당 총서기를 역임했으나 1989년의 천안문 사건에 항의에 나선 학생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인 이후 추방됐다. 그의 회고록은 많은 논란을 불렀다.

류 씨는 "국제공항은 홍콩의 독립 출판사의 중요한 거점이었다. 민감한 정치적 주제를 다룬 책을 구입하는 층은 홍콩 시민이 아닌 대부분의 본토인"이라고 말했다.

공항관리 당국이나 서​​점의 일부는 폐점 뒤에 정치적 동기가 있음을 부정했다. 관리 당국의 대변인은 CNN의 취재에 대해, 고객 동향 및 여객 수요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16개의 서점을 10개로 통폐합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또한 판매되는 책의 종류는 서점 측에 선택권이 있다고 강조했다.

서점 중 싱가포르 자본의 ‘페이지 원’은 6곳을 폐쇄. 프랑스 자본의 '경위서점(RELAY)'은 점포를 5개를 줄였다. 이를 대체한 곳은 ‘중화서점(中華書局)’이다. ‘중화증국’은 상하이에서 1912년 창업, 홍콩에는 27년에 첫 지점을 둔 출판사로, 중국 본토의 지원을 받는 홍콩의 대형 출판사 ‘연합 출판(聯合出版)’이 보유하고 있다.

연합 출판 대표는 CNN의 취재에 대해 중국의 국유 기업임을 인정하면서도, 홍​​콩의 법률 및 시장 요구에 따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서점 재편의 움직임을 둘러싸고 정치적 압력이 있다고 우려도 나온다. 지역 신문이 올해 처음 보도 한 바에 따르면, ‘페이지 원’ 계열의 서점은 사내 지시에 따라 중국에 비판적인 책을 책장에서 철거했다고 한다.

이 보도 앞에 중국 지도층에 비판적인 책을 취급하는 서점 관계자 5명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 중국 치안 당국에 납치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로 시위도 벌어졌다. 이 중 3명은 홍콩에 돌아왔지만 나머지 2명은 중국 당국에 구속된 상태이다.

‘페이지 원’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닌 잘못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페이지 원 지점이 중국에 진출해 있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의 서적을 취급한 이유로 공항 점포가 폐쇄된 것은 아니라고 부정. 점포 임대차 계약 기간 종료 후 다음 입찰에 참가하지 않은 것은 "홍콩 소매업의 부진"이 원인이라며 정치적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CNN의 발표에 따르면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의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탑승 전 시간을 보내는 관광객 뿐 아니라 이 같은 서적을 구입하기 위해 목적을 갖고 방문하는 중국인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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