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새 4명…새 학기 들어 22명 자살 학업 스트레스, 고립된 환경이 원인 새 학기가 시작된 홍콩에서 학생 자살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성적 지상주의와 사회와 고..
5일새 4명…새 학기 들어 22명 자살
학업 스트레스, 고립된 환경이 원인
새 학기가 시작된 홍콩에서 학생 자살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성적 지상주의와 사회와 고립된 신세대, 당국의 허술한 대응이 맞물린 결과다.
홍콩 영문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새 학기가 시작된 작년 9월 이후 홍콩에서 22명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 9일까지 5일간 홍콩에서 4건의 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그중에는 11살짜리도 포함됐다. 이는 지난 2010~2014년 한해 평균 학생 자살사망자 수와 맞먹는 수준이다.
자살 학생의 수가 급증하자 홍콩 교육과 보건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홍콩 교육청은 학교 내 심리상담을 강화하고, 문제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교사와 부모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보여주기식 겉핥기라는 지적이 많다.
자살 학생의 수가 급증한 것은 복합적 원인이 맞물려 있다. 홍콩 언론은 특히 성적 위주의 홍콩 교육체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홍콩은 초등학교 대상으로 전국 단위 평가 시험과 우리로 치면 중고등학교 입학 예비시험, 대학 내 경쟁을 포함해 학업 스트레스가 엄청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성적 위주의 교육 체계 등 근본적인 칼을 대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인터넷과 함께 자란 신세대 학생들이 고립적 성향도 자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 중문대 정신의학과 리 싱 교수는 “요즘 세대는 인터넷과 함께 자란다. 그들은 서로 연결돼 있지만 결국 보고 싶은 것만 본다”면서 “한 문제에 대한 다른 시각이나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고립된 경향이 짙다”고 설명했다. 이런 요인들이 청소년들의 공감능력이나 스트레스 회복력을 떨어트린다는 진단이다. 이어 “가족이 청소년들의 바람막이 역할을 해야 하는데, 부모는 일터에 나가 있고 친구들과 가볍게 즐기는 시간만 늘었다”고 지적했다.
부모들의 과잉보호가 문제란 지적도 많다. 홍콩대의 앤지 슘 콴유 박사는 “부모의 과잉보호는 자녀의 역경 대처 능력을 떨어트린다”고 말했다.
조이스 차우 우엔 펀 홍콩 자살방지협회 회장은 “자살은 학업 스트레스와 정서와 가족 문제, 경제적 어려움이 어우러진 현상”이라면서 “부모가 자녀의 감정에 관심을 작고 학교도 개방적인 의사소통을 해야 자살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 입법위원 입킨위엔은 교육 당국이 핵심 문제를 짚는 데 실패했다며 당국의 해결책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들이 과중한 행정 업무 등으로 학생들과 소통할 시간이 부족한 점도 문제로 꼽았다.
작년 수만 명의 학부모가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전국 단위 평가시험의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서에 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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