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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정부, 100년 넘은 거목 ‘싹둑’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5-08-13 17:26:03
  • 수정 2015-08-13 17: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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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월 홍콩 서구 본함 로드(Bonham Road)에 위치한 100년 넘은 거목이 폭우로 인해 넘어지면서 2명의 행인이 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홍콩 도..
지난 7월 홍콩 서구 본함 로드(Bonham Road)에 위치한 100년 넘은 거목이 폭우로 인해 넘어지면서 2명의 행인이 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홍콩 도로국(路政署)은 사고 발생 이후인 8월 7일 자정께, 근처에 있던 나머지의 거목(Ficus: 잎이 크고 바늘 모양인 아열대 기후의 나무) 4그루를 모두 베어버려서 시민들의 불만을 샀다.

일부 단체들은 거목 애도 활동을 벌이며 당국의 도심 벌목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홍콩발전국 수목관리전문가인 짠즈용(詹志勇)은 “당국이 사전에 수목관리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지도 않고 100년 이상 잘 자라고 있었던 거목을 베어버렸다.”면서 “정부는 거목 주변에 발생한 균열 때문에 사고 예방차원에서 나무를 베어버렸다고 주장하지만, 거목 주변의 지반과 벽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당국의 책임을 추궁했다.

지난 7월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본함 로드의 오래된 나무가 쓰러졌고, 또한 그 옆에 있던 나머지 4그루의 ficus 나무도 사라지게 되자 주변에 살고 있던 시민들은 안타까워 하고 있다.

거목이 있었던 동네에 8년째 거주 중인 매기와 그녀의 어머니는 “며칠 전 4그루의 거목을 제거하겠다는 통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거목이 잘리기 전에 창문에서 내다보면 새들이 찾아와 쉬어가고 했는데 거목이 잘리게 되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한 시민은 잘려나간 나무가 있는 현장에 나타나 ‘근조’를 표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나무 그루터기에 찾아와 카드를 써서 매달아 놓거나, 어떤 사람들은 향을 피우며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예술가인 천씨는 거목을 기리는 추도시를 써서 “정부가 어떤 생각으로 나무를 잘랐는지 모르겠다. 잘려나간 나무의 그루터기라도 보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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